18일 온라인 반도체 중개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2 D램 1Gb 제품은 평균 1.97달러에 17일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용량의 512Mb 2개 가격은 2달러로 1Gb 제품보다 3센트 더 비싸다.
비트크로스란 현 주력제품 2개 가격이 2배 용량의 1개 가격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이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주력 상품이 기존의 512Mb에서 1Gb 제품으로 바꼈다는 뜻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메모리 선발 업계가 기존의 주력 제품인 512Mb D램 대신 고부가 제품인 1Gb D램 생산량을 늘리면서 조만간 비트크로스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돼 왔다.
이번 비트크로스는 512Mb와 216Mb D램의 비트크로스가 일어난 지 3년여 만이다.
이번 가격 역전은 최근 프로모스 등 대만 업체들의 512Mb 제품 감산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심리적 불안감으로 인해 512Mb 가격이 급등한 측면이 있지만, 반도체 업계는 1Gb의 생산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에 이 같은 가격 추이는 대세로 굳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PC와 노트북 등의 D램 수요는 512Mb에서 1Gb 제품으로 이동하게 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512Mb D램 2개를 사느니 값이 더 싸고 성능도 훨씬 뛰어난 1Gb 1개를 사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트크로스가 일어나면 메모리 용량이 큰 고부가 제품 생산력이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1Gb D램은 60나노급 이하 미세 공정이 필요한데 대만 등 후발 주자들은 주로 70나노급 공정 기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대만 등 후발 주자들은 오히려 1Gb 제품 양산 대열에 따라오기는커녕 작년 내내 지속된 메모리 시장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감산이나 휴업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프로모스는 설 연휴를 전후해 10일간의 휴가를 가질 계획이고 독일의 키몬다도 싱가프로의 300㎜ 웨이퍼 공장 가동을 유예할 예정이며, 일본 엘피다도 본사 혹은 협력사인 대만 파워칩의 감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린치는 17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D램 업체들은 이미 큰 손실을 내고 현금 흐름 또한 마이너스 상태로 접어 들었으며, 올 한해 심각한 예산 압박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릴린치는 "현재 D램 가격은 과거 1997년과 2001년의 '다운턴(바닥)' 수준에 거의 도달했지만 회복이 될 때까지는 적어도 1~2분기 정도 더 소요될 것"이라며 "만약 후발 업체들이 실제로 투자를 줄이게 되면 반도체 가격 회복은 좀 더 일찍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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