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부산소주시장의 맹주인 대선주조㈜는 경영 부실에 따른 위기와 함께 부산.경남권 소주시장을 놓고 경쟁중이던 경남소주업체인 ㈜무학의 인수합병(M&A)공세에 시달렸다.
주식공개매수까지 선언하며 적대적 M&A에 나선 무학의 공세에 경영권을 고스란히 넘겨줄 위기의 순간에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당시 롯데햄.우유 부회장이자 대선주조 원 사주였던 최모 전 사장과 사돈지간인 신준호 현 롯데우유 회장이다.
회사 부실화에 대한 책임으로 최 전 사장이 주식포기각서를 제출하고 주식을 처분했지만 신 회장은 2004년 6월께 최 전 사장의 처분주식을 매입했던 대선주조 측 우호지분 51%를 몽땅 되사들여 무학의 공세를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신 회장이 확보한 주식수는 총주식 66만6천469주의 51%에 해당하는 33만8천509주. 여기에는 주당 5만5천원, 모두 187억1천700여만원이 투입됐다.
신 회장은 지분위장매매를 주장하는 무학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무학과 1년여에 걸친 지분경쟁을 벌이다 결국 2005년 6월 무학의 항복을 받고 무학 지분 31만8천691주마저 주당 4만원, 127억4천700여만원에 자신과 가족명의로 인수해 적대적 M&A시도를 막아냈다.
대선주조의 총 주식수는 한차례의 유상증자와 감자를 실시한 끝에 지난해 4월 현재 80만주. 신 회장과 그 일가 보유분은 98.97%에 달하는 79만1천738주로 절대지분이다.
국세청 및 세무전문가들에 따르면 신 회장이 절대지분을 확보하는데 들인 돈은 64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럼 신 회장이 3년여만에 지분을 매각하고 챙길 수 있는 차익은 얼마나 될까.
1997년 부도에 이어 2001년과 2002년 연속 자본잠식에 빠질 만큼 부실했던 대선주조는 경영권 분쟁에도 불구하고 연간매출액 1천200억원대(2006년 기준)에 영업이익 200억~300억원대의 견실한 기업으로 정상화됐다.
부산의 모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서울 M&A업계에서 나돌고 있다는 3천500억원대(주당 45만원) 거래설은 무리일 수도 있지만 매출신장세, 지역에서의 시장지배력, 성장 가능성, 자산가치 등을 면밀히 따진다면 그에 근접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 맥주업체가 소주시장 점유율 50%대의 모 업체를 인수하는데 3조2천억원을 제시했던 사례와 단순 비교해 전국 점유율 8~9%대의 흑자기업인 대선주조가 최소 2천억~3천억원대의 가치는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업가치를 최소 2천억원으로 잡고 세금 등을 감안하더라도 신 회장의 시세차익은 수백억원대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대선주조 측은 "신 회장의 지분매각설만 있을 뿐 현재 확인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분매각설과 막대한 시세차익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향토기업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무조건적 애정에 힘입어 겨우 정상화를 이룩한 대선주조의 향후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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