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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사고 제발 그만" 증권사 작년 전산운용비 확대…삼성·키움증권 1000억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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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사고 제발 그만" 증권사 작년 전산운용비 확대…삼성·키움증권 1000억 육박
20대 증권사 전산운용비 9.5% 늘어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4.02.28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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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산장애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고가 속출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전산 서비스 오류를 최소화하고자 관련 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월 DB금융투자(대표 곽봉석)의 바이오인프라 공모주 청약 관련 전산장애, 6월 하이투자증권(대표 홍원석)의 진영 상장 당일 거래지연 등 전산 관련 민원이 급증하면서 IT 인프라 투자, 인력 확대 등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사장 박종문)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도 전반적으로 전산 운용 관련 비용을 전년보다 확충했다. 다만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전년보다 비용이 오히려 줄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자본 기준 국내 20대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총 66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판매관리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도 2022년 6.8%에서 2023년 7.4%로 0.6%포인트 높아졌다.

전산운용비는 HTS·MTS 등 온라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전산시스템 관리 및 유지보수, 신규 서비스 개발 등에 사용되는 비용을 말한다. 

전산시스템 오류로 인해 주식 매매주문 등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지는 전산장애가 발생할 경우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져 민원 제기가 속출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전산운용비를 지출한 증권사는 삼성증권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한 960억 원에 달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IT 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10월에는 자사 MTS '삼성증권 mPOP'에 비대면 신탁 서비스를 오픈했다.

삼성증권을 비롯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지난해 전산운용비는 총 5361억 원으로 전년보다 9.4% 증가했다. 10곳 중 9곳이 전년보다 전산운용비를 확대했다.

10대 증권사 중 전년보다 전산운용비가 줄어든 곳은 NH투자증권뿐이다. NH투자증권의 2023년 전산운용비는 321억 원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판관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도 0.6%포인트 하락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타 증권사 대비 높은 자체 인력 비중을 바탕으로 빠른 서비스 개발, 우수한 서비스 유지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 역시 전년보다 전산운용비를 늘렸다. 자기자본 기준 11~20위 증권사의 2023년 전산운용비는 총 12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DB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 외에도 지난해 다수 증권사 MTS와 HTS에서 접속장애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대형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서버실 전력 문제로 국내주식거래는 약 15분 간, 해외주식 및 파생상품은 1시간 가량 거래가 중단됐고 키움증권도 지난해 11월 자동일지 계좌연결 관련 문제로 장애가 있었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이베스트증권에서 지난해 3월 전산장비 하드웨어 부품 고장으로 HTS와 MTS가 접속장애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증권업계에서는 서비스 안전성을 강화하고 신규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자 인력 채용에 나섰다. 특히 하반기에는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 키움증권(대표 엄주성)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IT·디지털 관련 신입 채용을 진행했다.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은 2022년 말 디지털, 플랫폼, IT 조직을 통합한 '디지털부문'을 신설했고 한국투자증권도 IT본부와 DT본부, 정보보호 담당을 합쳐 '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금융당국에서 전산장애로 인한 서비스 중단에 대해 예방 강화를 주문하면서 증권사의 IT 서비스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금융IT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전산시스템의 성능관리, IT부문 비상대책 수립·운용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지연을 비롯한 IT 관련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산 관련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며 "온라인 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트렌드 속에서 서비스 고도화와 사고 예방을 위해 앞으로도 관련 투자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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