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대표 김동관‧이구영‧남이현)과 한화생명보험(대표 여승주) 등은 수익성 부진에도 3~5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그룹 상장사 7곳(지난해 편입된 한화오션 제외) 중 6곳이 올해 배당을 실시하고 배당총액은 4181억 원으로 나타났다. 3월 주주총회에서 각 사 배당 안건이 의결되면 전년에 비해 144.5% 늘어난 배당이 이뤄지게 된다.
한화그룹 상장사들의 올해 배당성향은 18.4%로 전년에 비해 12%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국내 상장사 평균(29%)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편이다. 한화오션(대표 권혁웅)은 2022년 순이익이 1조7448억 원 적자에서 지난해 1599억 원으로 흑자전환 했지만 배당 여력은 아직 충분치 않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은 배당총액이 1127억 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한화, 한화시스템 등의 순이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손해보험(대표 나채범) 역시 각각 4년, 5년 만에 배당을 다시 실시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2000억 원대 적자를 내며 순이익이 적자전환 했지만, 2019년도에 비해 배당총액은 58.7% 증가했다.
한화손보는 순이익 증가율이 5.8%에 그치지만 2018년도에 비해 두 배 이상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 순이익이 300% 이상 늘어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 손재일)는 올해 배당총액이 91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80% 늘었다. 다만 배당성향은 25.9%에서 11%로 낮아졌다.
한화시스템(대표 어성철)은 순이익이 흑자전환하면서 배당총액이 12% 늘었다. (주)한화는 순이익이 70%가까이 줄었지만 배당은 전년과 동일하게 실시한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흑자전환 했지만 올해 배당은 실시하지 않는다. 2021년도 이후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의 배당 확대는 주요 계열사들이 향후 실적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내 중국 수출 물량 감소로 수요가 늘어, 재고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도 실적 측면에서 호재다.
미국에서 건설 중인 잉곳·웨이퍼·셀·모듈 공장이 연말 완공되면 모듈 생산능력은 연 3.3GW(기가와트)에서 8.4GW로 확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이 2025년에는 1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조2887억 원에서 14조2921억 원으로 7.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희 한화생명 재정팀장은 지난 2월 말 2023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감독 당국의 재무 건전성 강화 규제 등으로 지난 2년간 주주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IFRS17 등)신제도 도입에 따른 뚜렷한 이익 개선과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배당 가능 이익 재원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는 지난 2월 그룹의 ‘책임경영/주주가치 제고 보상제도’로 알려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대상도 팀장급으로 늘렸다.
한화 관계자는 “RSU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도입된 성과보상 시스템”이라며 “RSU의 대상과 범위 확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책임경영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