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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늘면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금 다시 증가세…미래에셋증권 3조원 '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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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늘면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금 다시 증가세…미래에셋증권 3조원 '톱'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4.03.20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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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투자자가 늘면서 지난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업계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증권사의 이자율 인하 등으로 인해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란 일부는 투자자의 자금으로, 일부는 증권사로부터 받은 대출로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를 말한다. 투자자가 보유한 자금보다 더 많은 주식을 매수할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 투자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업계 신용거래융자금 규모는 총 17조5549억 원으로 전년보다 8.6% 증가했다.

2021년 약 23조 원에 달했던 증권사 신용거래융자금은 2022년 국내외 주식시장의 침체로 급락했으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출 규모는 늘었으나 관련 이자 수익은 줄었다. 지난해 국내 증권업계 신용거래융자 이자는 총 1조5658억 원으로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년보다 14.9% 증가한 2조9996억 원의 신용거래융자금을 투자자에게 대출했다. 신용거래융자 이자 역시 전년보다 11.6% 증가한 2495억 원으로 1위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2022년에 비해 국내외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를 확대하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2위 삼성증권은 신용거래융자금이 전년보다 23.5% 증가한 반면 신용거래융자이자는 6.4% 줄었다. 3위 키움증권은 대출 규모가 7.1% 줄고 이자 수익은 -0.1%로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금이 증가세로 전환한 데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배터리 관련 종목 등 테마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모 확대에도 증권사들이  신용대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이자 수익은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투자에 대한 대출 규모를 줄였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한 대출은 자기자본 규모와 연계돼 있어 대출 규모에 한계가 있다"며 "신용도가 높은 종목 위주로 대출을 진행함에 따라 수익률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증권사에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하한 것도 이자 수익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지난해 2월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이자 장사'를 정면 비판하자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 이자율을 인하한 바 있다.

6월에는 대신증권이 업계 최초로 신용거래융자 1~7일 구간에 대해 무이자를 적용하기도 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마주에 대한 단기 투자 등의 이유로 단기 신용거래융자 대출이 많아지면 장기 대출에 비해 이자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올해 초에도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확대되는 추세다. 3월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19조2144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9.4% 증가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올해 들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할인에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신용융자 7일물 이자율을 0%로 하는 이벤트에 들어갔다. 교보증권도 4월 말까지 신규·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조건 없이 신용거래이자율 연 4.5%를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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