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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사외이사 평균 보수 4610만 원…원안 가결률 98% '거수기' 역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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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사외이사 평균 보수 4610만 원…원안 가결률 98% '거수기' 역할만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4.03.2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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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1인당 평균 4610만 원에 달하는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달에 1번 꼴로 열리는 이사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 사외이사로 재직한 59명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4610만 원이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이 918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이 669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증권사 사외이사들은 월 평균 400만 원 이상의 기본급을 지급받았다. 일부 증권사는 이사회 참석 시 회의비 50만 원을 지급하고 이사회 산하 위원회 참석 시에는 30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보수 이외에 여러 편익도 제공됐다. 대표적으로는 건강검진 지원비, 회의 참석을 위한 교통비 등이 있다. 

지난해 10대 증권사에서는 정기·임시 이사회가 총 166번 개최됐다. 사내·사외이사의 표결을 거치는 의결안건은 총 473건 상정됐다. 의결안건 중 원안대로 가결된 안건의 비율은 98%에 달했다. 

사외이사의 의견에 따라 보완한 안건을 가결시킨 '수정가결(수정의결)'은 5건뿐이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서는 내부통제기준 일부 개정,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 입찰 참여 등의 안건을 수정가결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사외의사의 의견을 반영한 회계기준 적용지침 개정의 건을 수정가결했다. 키움증권(대표 엄주성)은 계열사 결성 펀드 출자 건에 대해 수정의결했다. 

안건에 대해 추가 검토 및 논의를 위해 결의를 보류한 건은 단 3건에 불과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사회에서는 퇴직공로금 지급 안건에 대해 결의를 보류했고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은 조직개편 승인의 건을 보류한 바 있다. 키움증권은 경영승계 개시 관련 안건을 보류했다.

증권업계는 사외이사의 찬성률이 높은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안에 대해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이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높은 찬성률을 보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측에서 주요 안건에 대해 많은 준비를 했고 사외이사 측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하는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ESG평가원 손종원 평가부문장은 "회사 경영에 대해 독립성 없이 찬성표만을 던지는 모습은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사회 중심 경영 문화의 정착을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살리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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