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금감원, 농협 지배구조 정조준...강호동 회장 '상호금융 강화방안' 순항 할까?
상태바
금감원, 농협 지배구조 정조준...강호동 회장 '상호금융 강화방안' 순항 할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3.27 0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농협의 지배구조를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 방안이 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 회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대부분 농협법 개정 사항이어서 금감원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적지만 농협 상호금융의 건전성 감독을 금감원이 맡고 있어 금융당국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농협금융의 지배구조를 두고 금산분리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강 회장 취임 이후 금감원과 농협의 관계는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 상호금융 강화 위해서는 당국 협조 필요...출발부터 평행선 달리는 금감원과 농협

강 회장은 후보자 시절부터 농협 상호금융이 수익을 많이 창출하는 농·축협 수익채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위해 상호금융의 업무범위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후보 시절에는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추진 ▲규제 완화와 상품개발 및 인력 전문성 강화 등과 함께 자회사인 농협금융지주에 대해 ▲핀테크 기업 인수를 통한 디지털 강화 ▲글로벌 수익 비중 10% 달성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 11일 취임식에서도 강 회장은 ▲예탁금·출자금 비과세 한도 증액 ▲비조합원 대출한도 규제 완화 ▲농지 담보대출비율 상향 등의 규제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언급했다. 대부분 농협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기본적으로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입법부인 국회의 역할이 가장 크지만 금감원과의 관계 설정도 농협 입장에서는 간과할 수 없다. 지배구조에 대해서 직접 감독하기 어렵지만 한 축인 건전성 감독을 맡고 있어 규제완화 및 외연 확장시 건전성 규제를 통해 감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농협금융지주와 금융계열 손자회사들은 모두 금감원 감독대상이다. 

농협 상호금융을 강화하면서 농협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 계열사의 본업 경쟁력 약화 우려도 지적되고 있다.

금감원측이 금융지주와 계열사 검사를 통해 농협의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상호금융 강화를 위해 은행의 사업 전략을 조정하는 것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농협은 신용/경제사업이 구분됐지만 리스크가 명확히 구분됐는지 고민할 지점이 있다"면서 "잘못 운영되면 금산분리 원칙과 내부통제 관련 합리적인 지배구조법상 규율체계가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언급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강 회장은 후보 시절 농협은행은 수도권이나 대도시지역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농·축협은 지역금융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농협은행의 수도권 점포 비중은 30% 내외로 4대 시중은행 평균치에 절반 수준에 그친다. 대형 은행중에 가장 넓은 점포망을 보유한 것이 농협은행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강 회장의 공약이 농협은행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현재 수도권 지역은 개인 고객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로 시중은행들은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장기적으로 농협은행의 수도권 강화 전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서는 기업금융 활성화가 우선인데 기업금융 시장에서 농협과 거래하는 경우는 일부 개인사업자와 임대사업자를 제외하면 찾기 어렵다"면서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업금융이나 외환 업무 등을 강화해야할텐데 단시간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