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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기 넘나 했더니...삼성전자, 노조 파업 선언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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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기 넘나 했더니...삼성전자, 노조 파업 선언에 골머리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4.05.29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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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을 넘어서나 했는데 또 다른 위기가 닥쳤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 측이 총파업을 목표로 6월 7일 일제히 연차를 쓰겠다는 의지까지 보여 삼성전자의 대응이 주목된다.

전삼노 대표와 삼성그룹노조 대표단, 삼성화재 애니카 지부는 29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2024년 임금교섭 병합조건으로 직원들의 휴가제도 개선에 대한 약속을 믿고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양보했다”며 “하지만 사측은 일방적으로 교섭을 결렬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대화로 해결하고자 세 차례나 문화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사측은 아무런 안건도 없이 교섭에 나왔다. 모든 책임은 노조를 무시하는 사측에 있기에 이 순간부터 즉각 파업에 나선다”고 말했다.

▲파업 선언을 하는 전삼노 대표들.
▲파업 선언을 하는 전삼노 대표들.
전삼노는 첫 번째 파업 지침으로 6월7일 2만8000여명의 조합원에게 단체로 연차 사용을 권고할 계획이다. 이날은 24시간 서초 사옥 앞에서 버스 농성에 돌입한다. 향후 2~4호 지침도 준비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노사는 2022년 12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3년 임금복리후생 교섭을 시작했지만 1년여 동안 교섭의 진척이 없었다. 노조는 6.5% 임금 인상률, 유급휴가 1일 추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로 결정한 상태다. 양측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올해까지 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력 사업인 반도체(DS)가 업황 부진으로 이 부문에서만 14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서야 DS 영업이익이 1조9100억 원으로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0% 수준인 전삼노가 파업에 나설 경우 모처럼 개선된 실적 흐름에 악영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고 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상태다.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부터 5세대 HBM인 HBM3E를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미확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DS 새 수장으로 전영현 부회장을 임명했다.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를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 중 하나다. 인사 시즌이 아닌 5월에 DS부문에서만 ‘올드보이’를 귀환시켰다는 부문은 삼성전자의 현 위기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전삼노가 파업 선언을 하고 있다.
▲전삼노가 파업 선언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이 본격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로선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삼노 측은 “협상 결렬 시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실패하더라도 의미가 있다. 다른 노조에서도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뮨=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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