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상품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니 면밀히 들여다 보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당국의 검토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혁회의에서 여행자보험의 '무사고시 보험료 환급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보험개혁회의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공동주재), 학계 및 금융·보험연구원, 보험개발원,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주요 보험사 등으로 구성해 현안에 대한 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소집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상품자체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기에 규정된 보험료보다 추가로 받는 부분이 있다면 향후 다른 상품으로의 확장 우려가 있어 살펴보겠다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카카오페이손보는 여행자보험을 출시하며 가입자를 대상으로 '안전 귀국 할인 환급' 10%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기존 여행자보험은 해외여행시 사고가 나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가입자가 사고 없이 귀국하면 보험료 10%를 돌려준다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인 것이다.
이 상품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가입자 130만 명을 돌파하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등 다른 손보사들 역시 동일한 조건으로 보험료 일부를 환급해주거나 포인트 등을 제공하는 방식의 상품을 출시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은 '무사고 환급금'이 소비자들이 납부하는 보험료에 선반영됐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보험료는 사고발생시 보험금 지급이 되는 순보험료, 즉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포함된다. 위험보험료 산출시 무사고 환급금이 선반영된 것이라면 애초에 이를 삭감해 보험료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손해보험 상품 자체가 사고 보장인데, 사고가 나지않아 환급을 해준다면 보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 취지에 맞지 않을 경우 보험업법령(업법 제98조, 특별이익의 제공 금지)에 따라 계약 체결 시 3만 원 초과 금품 제공을 금지하고 있는 '특별이익제공'의 소지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있는 상품인 만큼 쉽사리 제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국의 결론에 따라 손해보험업계 사업전략 및 상품마케팅에 큰 영향을 줄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상품구조 계획관련 질문에 "우선 금융당국 검토 결과가 나와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