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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영체제(OS)인 윈도우 비스타(Windows Vista)가 출시 1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300만 카피 판매에 그쳐, 부진한 성적표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29일 윈도우 비스타 국내 판매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난 20일 현재 라이선스 출하 기준 300만 카피 판매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는 1억 카피가 판매됐다.
같은해 국내 PC시장 규모가 450만대임을 감안하면 낙제점을 겨우 면했다는 평가다. 새로 판매된 PC 3대 중 1대는 이전 버전인 윈도 XP가 사용됐기 때문. 판매량에서도 윈도 XP를 반짝 앞서던 2~3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XP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윈도 XP가 출시될 당시인 2001년 10월에 비해 PC 사용 환경이 급격히 발달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비스타 판매량은 XP보다 한참 뒷걸음친 수준이라고 말한다.
▶ 비스타, 상처 입은 MS의 자존심=‘윈도 비스타’는 개발비 60억 달러, 연구인원 8000여명이 5년 간 매달린 ‘역작’을 표방했지만 이용자들의 기대와 달리 출시 초기부터 끊임없이 잡음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MS의 진짜 고민은 300만개의 판매량에는 반영되지 않은 ‘다운그레이드’에 있다.
이전 OS 버전으로 회귀하는 ‘다운그레이드’는 각종 사이트와 비스타 사이에서 호환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보안기능을 강화한 비스타가 인터넷 뱅킹 등에 사용되는 ‘액티브 X’뿐 아니라 각종 응용프로그램들과 충돌을 일으킨 것. 출시 당시 윈도 비스타와 호환이 가능한 금융 사이트는 고작 6개에 불과할 정도였다.
MS 관계자는 “지난해 4월만해도 상위70위권의 상업용 소프트웨어(SW) 중 30% 정도 밖에 비스타에서 지원이 안된 건 사실”이라며 “6월이 돼서야 절반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 MS, 명성 회복하나=MS측은 비스타가 제 빛을 발할 수 있는 사용환경이 조성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장홍국 MS 윈도 클라이언트 사업부 이사는 “논란의 정점에 있던 금융기관과의 호환성이 완료됐고, 게임과 응용프로그램 등의 지원이 마무리 됐다”며 “비스타 사용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MS측은 비스타의 재평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4월 출시를 목표로 SP1(서비스팩)을 서둘러 준비 중이다. 호환성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도 비스타의 성능으로 옮겨가고 있다. 비스타는 보안강화뿐 아니라 누구나 손쉽게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미디어 무비 메이커’, PC에 관한 각종 장애를 스스로 진단하고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자가진단기능 등이 추가됐다. 재평가의 도마 위에 오른 윈도 비스타. 비스타의 부진이 계속될지 명예 회복을 할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민현 기자(kie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