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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리업 도입으로 금융접근성 개선 기대…불완전판매 우려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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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리업 도입으로 금융접근성 개선 기대…불완전판매 우려도 제기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5.03.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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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디지털 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은행대리업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국 각지에 위치한 우체국을 중심으로 은행 대면업무가 가능해짐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대면거래 편의성이 제고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나 질 좋은 상품 설명이 어렵고 불완전판매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은행업무 위탁 활성화 방안으로 은행대리업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빠르면 7월경 은행대리업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는 한편 3분기 중 은행법 개정안 마련 및 발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은행대리업은 은행 영업점에서 이뤄지는 상담, 신청서 접수 등의 기본적 대면업무를 은행이 아닌 곳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우선 은행 또는 은행이 최대주주인 법인, 우체국 등에 은행대리업을 허용할 예정이다. 

◆ 우체국 참여는 은행들도 환영... 은행 간 대리업 허용 여부에 대해선 글쎄?

우선 우체국의 은행 대리업 참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다. 전국 약 2500여 개에 달하는 방대한 점포망을 기반으로 접근성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이미 우체국이 은행대리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우체국도 은행 업무 관련 인프라와 전문성은 이미 마련된 상태”라며 “전국 구·군 단위별로 있는 우체국에서 은행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면 노년층 은행접근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오프라인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직접 지점을 차리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우체국을 통해 예·적금이나 대출 상품 판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방이나 도서 지역에는 은행 채널이 거의 없고 지방 농협이나 우체국 정도만 있는 경우가 많다"며 "우체국에서도 은행상품 가입이 가능해지면 새로운 지방 고객 확보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 간 대리업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소비자 접근성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시중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타 은행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할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처럼 증권사도 은행대리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증권업계는 은행 업무에 대한 니즈가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증권업계에서 은행대리업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며 "현재도 예·적금 등 은행 업무에 대한 관심을 가진 증권사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 충분한 상품설명 있을지 의문... 불완전 판매 우려도 제기

반면 은행대리업 허용 이후 상품 판매 과정에서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대출의 경우 상품을 설명하는 은행대리업자와 이를 심사하는 은행이 분리되다 보니 충분한 상품 설명이 제공되지 않을 수 있고 불완전판매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나의 채널에서 여러 은행의 예·적금, 대출 상품 가입을 취급하게 됨에 따라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은행 직원이 다른 은행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고 실제로 추천하기 힘들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 도입 과정에서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무 단계에서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상품의 특징, 금리 등이 제각각인데 은행대리업자가 이를 잘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고객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완전판매 문제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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