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1분기 증권사의 비보장형 상품의 1년 평균 수익률은 확정급여형(DB) 5.50%, 확정기여형(DC) 1.50%, 개인형 퇴직연금(IRP) 2.05%였다. 전년 동기 대비 DC 수익률은 2.65%포인트 하락했으며 DC는 11.06%포인트, IRP는 11.45%포인트 하락했다.

DB에서는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이 7.8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DC에서는 신영증권(대표 원종석·황성엽)이 3.52%로 가장 높았고 IRP에서는 우리투자증권(대표 남기천)이 5.28%로 1위였다.
반면 iM증권(대표 성무용)은 DC와 IRP 수익률이 각각 -2.03%, -1.63%에 그쳤다. 증권사 중 보장형·비보장형을 통틀어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곳은 iM증권이 유일했다.
iM증권 측은 올해 1분기 들어 퇴직연금 유입 금액이 커짐에 따라 산출 과정에서 수익률이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iM증권 관계자는 "최근 분기 평가 금액에서 유입된 금액을 빼고 유출된 금액을 더한 액수가 직전 분기 평가 금액보다 작게 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계산된 것이며, 실제 수익률은 플러스다"고 밝혔다.
DB에서는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선훈)이 2.27%로 가장 낮았다. 신한투자증권은 가입 기업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원금 보장형 퇴직연금 1년 평균 수익률은 DB 3.83%, DC 4.22%, IRP 4.48%였다. 전년 동기 대비 DB와 DC 수익률이 각각 0.86%포인트, 0.12%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IRP는 0.19%포인트 상승했다.
DB에서는 삼성증권의 수익률이 4.13%로 가장 높았으며 DC와 IRP에서는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이 6.03%, 7.23%로 1위였다. 반면 DB에서는 신영증권이 3.26%로 가장 낮았고 DC는 현대차증권(대표 배형근)이 3.36%, IRP는 iM증권과 현대차증권이 2.8%로 가장 낮았다.

비보장형 상품을 중심으로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하락한 데는 2월을 기점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 발표와 유예를 거듭하며 증시가 하락하자 해외주식 비중이 커진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도 함께 저조해진 것이다.
3월 말 미국 S&P500 지수는 종가 기준 5611.85로 전년 말보다 4.6% 하락한 가운데 나스닥도 17299.29로 10.4% 하락했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 지수도 전년 말보다 28.4% 오른 22.28을 기록했다.
특히 적립금 운용방식을 회사가 정하는 DB와 달리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을 정하는 DC, IRP에서의 수익률 하락폭이 컸다. 다른 자산군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퇴직연금에서 해외주식형 펀드·ETF 비중을 높이는 연금 투자자가 많아졌는데 1분기 미국증시 하락으로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국내 증시도 비상계엄-탄핵 정국의 여파로 지난해 말 급락한 데 이어 1분기에도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관세 리스크를 비롯한 불확실성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경우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로 퇴직연금 수익률 하락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증시 급락으로 인해 해외주식 관련 자산 비중이 높은 개인 연금 투자자의 수익률도 함께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정치적 리스크가 워낙 크다 보니 향후 시장의 흐름에 따른 퇴직연금 수익률 추이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