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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사고 신고했는데 택배사는 수개월째 "알아 보겠다"...앵무새 대응에 속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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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사고 신고했는데 택배사는 수개월째 "알아 보겠다"...앵무새 대응에 속 터져
택배업계 "지연 가능성 인정...모든 문의 처리"
  • 정은영 기자 jey@csnews.co.kr
  • 승인 2025.04.25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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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전북 전주시에 사는 박 모(여)씨는 CJ대한통운을 통해 배송 중인 택배가 분실돼 고객센터에 서너번 문의했으나 매번 다시 연락준다는 말만 하고 한 달 넘게 답이 없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박 씨는 "최소한 어떤 상황인지라도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연락이 통 오질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사례2 충남 당진에 사는 이 모(여)씨는 한진택배 배송기사로부터 배송완료 됐다는 문자를 받았으나 현관 앞에 뒀다는 택배는 온데간데 없었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다음날까지 회신한다고 했으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 씨는 "일주일 뒤 또 문의했으나 역시 답을 받지 못했다"며 속을 태웠다.

#사례3 경북 경주에 사는 정 모(여)씨는 롯데택배 배송기사가 요청한 장소가 아닌 엉뚱한 곳에 택배를 두고 간 후 분실됐다고 호소했다. 정 씨는 "기사도 분실 사고를 인정해 본사 측에 분실 신고했으나 석 달 동안 해결되지 않는다"며 기막혀했다.

#사례4 광주 북구에 사는 정 모(여)씨는 로젠택배를 통해 주문한 물건을 받기로 했다. 택배 도착일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아 고객센터에 문의했으나 "대리점으로 연락하라"는 답을 받고 황당해했다. 정 씨는 "택배기사 연락처는 잘못된 번호고, 고객센터는 대리점으로 문의하라며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택배는 배송 과정에서 지연, 파손, 분실 등 문제가 다발하지만 택배사 차원의 대응 시스템이 미흡해 소비자들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택배 대리점이나 택배기사와 갈등을 빚어 고객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데 즉각적인 답을 받기 어렵고 해결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택배사들은 서비스 이용 소비자는 많은데 고객센터 인력에는 한계가 있어 다소 대응이 늦다며 최대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25일 소비자고발센터(m.goso.co.kr)에 따르면 택배 사고로 택배사 고객센터에 연락하면 "알아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라고 '답답함'에 시달린 소비자들의 호소가 반복되고 있다. 게시판에 문의글을 남겨도 며칠째 답이 없다는 민원도 잇따른다. 온라인 고객센터와 챗봇 문의, 게시판 등 다양한 소통 창구가 있음에도 정작 해결은 지연된다는 지적이다.

택배업계는 고객 민원 처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고객센터 답변이 지연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서비스 이용자가 많다 보니 고객센터에서 기대만큼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택배이용횟수는 100.4회, 국내 경제활동인구 1인당 177.6회다.

CJ대한통은 측은 "고객이 문의하면 고객센터에서 송장번호 등을 확인한 다음에 어떤 데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 있다. 이 절차가 느리다고 느끼는 고객이 있을 것"이라며 "하루에만 물동량이 수백만 건이기 때문에 위 사례와 같은 케이스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문의 접수를 받으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한진은 택배 물량에 비해 고객센터 인원이 적어 소비자 기대보다 답변이 늦는 경우가 있으나 문의를 처리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운송 건에 따라 배송 현황에 대해 설명해야 할 부분이 있는 건이나 분실·손망실이 불확실한 부분이 있는 건 등은 정확하게 안내하기 위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지연될 수 있지만 최대한 신속히 처리한다"고 전했다.

로젠택배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본사 고객센터에서 민원에 대해 소비자에게 대리점에 연락하라고 안내하지 않는다. 다만 정확한 배송 시간을 요구하거나 대리점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 있을 땐 자세한 설명과 함께 대리점 연락처를 안내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객들의 민원이 들어오면 보통 24시간 안에 처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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