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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그룹 물량 등에 업고도 퇴직연금 1위 자리 흔들...신한은행 턱밑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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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그룹 물량 등에 업고도 퇴직연금 1위 자리 흔들...신한은행 턱밑 추격
  • 서현진 기자 shj7890@csnews.co.kr
  • 승인 2025.04.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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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삼성생명(대표 홍원학)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권의 맹추격을 받으며 선두자리마저 내놓을 위기에 처했다. 

삼성생명과 2위 신한은행(행장 정상혁)과의 퇴직연금 적립액 격차는 2023년 말 7조7000억 원 규모였다가 지난해 말 4조4000억 원 규모로 좁혀지더니 올해 3월 말에는 3조5000억 원으로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연내 순위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누적 적립액은 49조8000억 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3월 말 48조1000억 원에 비해 1조8000억 원 가량 늘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12월 말보다는 5000억 원이 줄었다.
 


2위인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은 3월 말 기준 누적 적립액이 46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조2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삼성생명이 올해 적립액이 감소하는 중에도 신한은행은 4000억 원을 더 늘리면서 1위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삼성생명이 2023년 말부터 48조 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지난해 말에 50조 원을 반짝 돌파한 뒤 49조 원대로 내려앉는 동안 신한은행은 40조 원대 초반에서 46조 원대로 도약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말 42조7000억 원에서 12월 말 45조9000억 원으로 불과 3개월 만에 3조2000억 원을 늘리며 삼성생명을 추격권 안에 두는 데 성공했다.

두 회사의 격차는 이제 3조5000억 원에 불과한데 올 1분기에만 격차가 8000억 원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연내 역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과 하나은행(행장 이호성) 등 3위권 사업자와의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3월 말 기준 KB국민은행과는 7조1000억 원, 하나은행과는 8조6000억 원 차이다. 여전히 격차는 큰 편이지만 1년 새 약 2조 원 이상 격차가 좁혀졌다.
 
그동안 삼성생명은 전체 적립액 중 절반 가량을 삼성그룹 계열사 물량으로 채우며 순항해 왔다. 올해 3월 말 기준 계열사 적립액은 23조6042억 원으로 전체 적립액의 47.4%를 차지한다. 계열사 물량을 제외하면 은행권에 이미 크게 뒤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은행, 증권사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실물이전제가 도입되면서 대형 시중은행과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액이 큰 폭으로 증가해 삼성생명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 퇴직연금 1위 삼성생명과 경쟁사와의 격차가 지난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 퇴직연금 1위 삼성생명과 경쟁사와의 격차가 지난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는 보유 중인 퇴직연금상품을 보유 상태 그대로 유지한 채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는 제도로 퇴직연금 고객이 많고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가진 은행과 증권사들이 주도적으로 도입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대형 시중은행과 퇴직연금 적립액이 급격하게 좁혀진 시기가 지난해 4분기라는 점에서 퇴직연금 실물이전제가 삼성생명 퇴직연금 사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익성이 중요한 DC형과 IRP형에서는 은행과 증권사가 우위를 갖고 가입자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생명은 시스템 개편으로 인해 경쟁사보다 늦은 지난 21일에서야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를 시행했다.

삼성생명은 실물이전제도 시행으로 DC형과 IRP형의 고객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감수해야 하지만,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협업으로 투자상품 포트폴리오 강화해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당사는 DB형이 주를 이루고 있고 DC형이나 IRP는 증권사나 은행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데 퇴직금을 개인이 투자해야 하는 고객들은 수익률을 많이 낼 수 있는 금융사로 옮길 수밖에 없다"면서 "증권사나 은행들이 실물이전제도를 통해 수익률 마케팅을 계속 펼치고 있는 것이 그런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삼성생명은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협업을 통해 DC형, IRP형 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DC형, IRP형 가입자 대상의 이벤트를 운영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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