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4조9289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5조 원에 육박한 수준이다.
KB금융은 1분기 1조697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2.9%(6553억 원) 증가한 수치다. 4대 금융 가운데 증가액도 가장 높다.
KB금융의 순이익 증가는 KB국민은행(1조264억 원)의 실적 개선에 기인했다.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은 지난해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으로 8620억 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했다. 순이익이 58.2%나 감소해 3895억 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도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에 내줬다.

그러나 올해는 ELS 손실 보상 관련 충당부채 기저효과가 소멸하고 유가증권 관련 실적이 회복되면서 지주사의 순이익도 크게 뛰었다.
비은행 부문 실적 기여도도 1분기 기준 42%를 기록하며 은행과 비은행 수익 비중이 고르게 분포된 모습이다.
신한금융도 1분기 당기순이익 1조488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6%(1668억 원) 증가한 수치다. 역대 1분기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신한투자증권 지분 매각 이슈가 있던 2022년 3분기(1조5946억 원)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최고 분기 실적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81%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 상승하며 건전성 지표가 다소 악화했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11.36%와 0.83%로 같은 기간 0.99%포인트, 0.06%포인트 개선됐다.
계열사로 보면 역시 은행의 힘이 컸다. 신한은행이 순이익 1조12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IB 수수료 등 수수료 이익이 큰 힘이 됐고 역시 ELS 손실 부담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소멸하면서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리딩금융 자리는 KB금융에 밀렸지만 은행으로선 여전히 신한은행이 1위다.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도 당기순이익 1조1277억 원을 달성하며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기업 밸류업의 핵심인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ROE 10.62%, ROA 0.72%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0.18%포인트, 0.02%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도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9929억 원으로 17.8% 증가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이 6156억 원으로 같은 기간 25.3% 감소했다. 홀로 순이익이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4분기 진행한 희망퇴직 비용 1694억 원이 1분기 판매관리비에 반영된 탓이다. 우리금융의 1분기 판관비는 1조306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6% 높다.
이러면서 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6331억 원)이 지주사보다 높게 나왔다.
우리금융은 2분기부터 증권사 영업을 본격화하고 알뜰폰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그룹의 수익 창출력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고 우리투자증권으로 출범한 지 8개월 만에 본격 영업에 나섰다. 우리투자증권은 5년 이내 자기자본 10위권 진입, 10년 이내 초대형 IB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