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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금투협회장 야심작 '디딤펀드' 성장세 뚝...출시 첫 4개월 1300억 → 올해 4개월 700억 증가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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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금투협회장 야심작 '디딤펀드' 성장세 뚝...출시 첫 4개월 1300억 → 올해 4개월 700억 증가 그쳐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5.04.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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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디딤펀드'가 올 들어 수탁고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인 지난해 연말 수탁고 1381억 원에 달했지만, 올 들어 4개월간 수탁고는 700억 원 남짓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쟁상품인 TDF가 올해 들어 1조 원 넘게 증가한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은행 창구에서 디딤펀드 판매 기피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디딤펀드 판매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25개 자산운용사가 운용 중인 디딤펀드 상품 누적 수탁고(설정액)는 28일 기준 2112억 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795억 원 규모였던 디딤펀드는 연말까지 4개월 만에 수탁고가 1381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 첫 4개월 간 증가액은 731억 원이다.

하지만 디딤펀드의 경쟁 상대로 꼽히는 TDF 수탁고는 지난해 연말 10조6759억 원에서 올 4월말 11조8566억 원으로 들어 1조1807억 원이나 증가했다.
 


디딤펀드는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BF(밸런스펀드) 유형의 연금특화 상품이다.

장기 연금투자를 위한 자산배분 상품인 점은 TDF와 비슷하다. 다만 TDF는 목표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비중이 축소되는 반면 디딤펀드는 안정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일정 범위로 유지한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디딤펀드는 지난 2023년 취임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주요 역점사업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퇴직연금에서는 TDF 위주이고 BF 상품이 마땅치 않은데 앞으로 디딤펀드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디딤펀드의 고객 인지도가 낮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만족스러운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자산운용사가 모기업 계열사를 통해 확보한 초기 설정액을 제외하면 실제 시장 규모는 더욱 작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증권사 이외의 판매 창구 확대가 쉽사리 이뤄지지 않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25개 디딤펀드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에서 판매되는 디딤펀드는 2~6개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디딤펀드 브랜드 론칭 이전부터 판매하던 상품이 대부분이다. 

일단 디딤펀드가 출시 초기라 수익률, 운용 능력을 검증하기 어려운 상품이 25개 중 15개에 달하기 때문에 판매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기존에 평가가 좋지 않은 상품을 단순 리브랜딩한 디딤펀드도 다수 있어 은행에서 취급할 이점을 별로 갖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디딤펀드 25개 중 대부분이 신상품이거나 반응이 좋지 않던 상품을 디딤펀드 요건에 맞게 변경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간의 운용 성과를 통해 수익률과 운용 능력을 인정받기 전에는 판매 채널을 넓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운용업계는 향후 디딤펀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TDF처럼 디딤펀드도 디폴트옵션에 지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TDF도 2021년 말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2023년 디폴트옵션 편입을 계기로 재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디딤펀드는 TDF와 달리 디폴트옵션에 포함되지 않아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디폴트옵션 지정이 필요하다"며 "디딤펀드와 관련된 지속적인 홍보와 함께 투자자들이 직접 상품을 찾아 가입할 수 있는 기초적 환경을 구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투협 관계자는 "설정액 규모는 아직 작으나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도 수익률을 잘 방어한 측면이 있어 출발은 나쁘지 않다"며 "은행권에서도 판매가 가능한 상품임을 인식시키는 가운데 집중적으로 디딤펀드 브랜드를 홍보할 모멘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디폴트옵션 편입 여부에 대해서는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성과를 검증하는 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계속 성숙하고 디딤펀드 상품이 트랙레코드를 착실히 쌓아가면 충분히 디폴트옵션에 편입될 여지가 있으며, 디딤펀드에 대한 정부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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