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서울에서 도시락 전문점을 운영하는 최 모(남)씨는 지난해 12월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판매업체로부터 도시락 김을 한 박스 구매했다. 도착한 김 박스 겉면에는 큼직하게 소비기한이 2025년 9월까지라고 적혀 있었다. 고객센터를 통해 업체 측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자는 "그런 상품은 발송한 바 없다"며 거부했다. 최 씨는 "손님들에게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내줄 수도 없는데 판매자는 오리발을 내밀고 있으니 당황스럽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3 경기도 평택에 사는 한 모(남)씨는 지마켓 입점 업체에서 호빵 10봉지를 구매했다. 상품 안내에는 호빵 특성상 소비기한이 짧다며 3~4일 남은 제품이 발송된다는 안내가 있었다. 하지만 도착한 것은 받은 당일을 포함해 소비기한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상담원은 "정상 출고된 상품이라 반품이 불가하다"라고 안내했다. 한 씨는 "결국 기한 내 다 먹을 수 없어 남은 호빵은 전부 버려야 했다"고 속상해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한 식품의 소비기한이 코 앞이거나 지난 상품을 배송받는 사례가 속출하며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 변심이 아닌 '소비기한 문제'인데도 까다로운 절차, 내부 규정을 들이밀며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해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처벌할 법적 근거도 없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27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축산물, 음료, 영양제 등 소비기한이 민감한 품목임에도 기한이 임박하거나 지난 상품이 판매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SSG닷컴, 롯데온 등 대다수 온라인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문제다.
일각에서는 소비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도 하지만 문제는 이를 사전에 명확하게 알리지 않는 경우다. 소비기한이 짧은 줄 모르고 대량으로 구매한 소비자들은 아무런 대처 없이 상품을 폐기할 수밖에 없다.
반품도 쉽지 않다. 소비기한 문제로 환불을 요구해도 식품이라는 이유로 일단 배송하면 변질 우려, 가치 하락 등 이유로 거절되기 일쑤다. '단순 변심'이라며 왕복 배송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 법적 강제성 없는 '소비기한 표기 의무'...플랫폼 관리 책임 '뒷전'
현행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는 식품이나 가공식품 등은 판매 시 소비기한이나 품질유지기한을 알려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를 어겨도 강제적인 처벌은 어렵다.
그렇다 보니 소비기한을 분명하게 명시하지 않거나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어렵게 표기, 판매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실제 별도 페이지에 기재하거나 하단에 깨알배치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비기한 표기를 강화하도록 판매업체 지도 및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실제 플랫폼의 관리도 한계가 있고 법적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다만 쿠팡, 네이버쇼핑, 지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은 상품 정보제공 고시에 따라 소비기한을 알리지 않은 채 판매하는 상품이 발견되면 판매 제한 등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쇼핑 측은 "모니터링을 통해 임박상품에 대해 명확한 표기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 수정을 요청하고 있다"며 "만약 기한이 지난 상품이 배송됐다면 이는 판매자 귀책 사항에 해당함으로 무상 교환이나 반품을 진행한다"라고 전했다.
지마켓 측은 "구매 고객이 정보를 잘 인지할 수 있도록 상품 상세페이지 내에 소비기한을 명확히 표기하도록 안내한다"며 "이를 위반하거나 기한이 지난 상품을 판매하는 등 위반행위가 반복될 경우 판매 활동 제한도 가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임박상품의 경우 마감 세일 등으로 별도 판매해 정상 상품과 묶어 판매하지는 않으나 신선식품은 상대적으로 기한이 타이트하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