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4명의 실종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소재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9일 오후 수사 브리핑을 열고 "실종 당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대형 여행용 가방을 운반하던 40대 남성을 목격한 주민이 있었다"며 "목격자에게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은 전직 유명 야구선수 A씨와 인상착의가 동일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김씨는 2년여 전부터 전직 유명 프로야구 선수 A씨와 가까운 사이로 지내왔으며 김씨의 큰 딸도 "어머니가 재혼할 것 같다"는 말을 주변에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 전날 김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종업원들에게 "며칠 간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같은 정황을 토대로 경찰은 A씨를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연루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서울 창천동에 사는 김모(46ㆍ여)씨와 김씨의 세 딸 등 일가족 4명은 지난 18일 한꺼번에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김씨와 둘째, 셋째 딸은 함께 집에 있다가 실종됐고, 외출했던 큰딸은 같은 날 밤 친구들과 헤어진 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실종 다음날 전남 화순의 한 야산 부근에서 셋째딸 휴대전화의 통화기록을 확인하고 화순에 유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일 김씨의 아파트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대형 여행용 가방을 세 차례 끌고 나가는 남성이 A씨인지 CCTV를 분석하고 있다.
실종 당일 40대 남성을 목격한 주민은 "가방이 사람도 들어갈 만큼 커서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남자의 행동이 수상해 차량번호를 적어뒀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차량은 실종된 김씨 소유의 SM5차량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승용차를 김씨가 살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견했으며 폐쇄회로(CC)TV 확인결과 실종 이틀 뒤 한 남성이 이 승용차를 주차장에 세워둔 뒤 빠져나가는 장면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 대해 정밀감식을 벌였지만 이미 깨끗하게 세차를 했기 때문에 혈흔이나 다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용의자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세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실종 직전 김씨의 계좌에서 1억7천여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돈을 인출해간 사람이 누구인지 조사하고 있다.
한편 전직 야구선수 A씨는 프로야구에서 4번 타자를 맡는 등 강타자로 명성을 날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은퇴 후 사업이 실패하면서 2005년 2월경 사기혐의로 구속돼 2개월뒤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사기혐의로 모두 7건의 기소중지가 내려진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