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비교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출시를 앞두고 벤츠, BMW 등과 비교시승을 한데 이어 오는 19, 20일에는 해치백 모델 i30을 폴크스바겐 골프, 푸조 307SW 등과도 비교시승을 실시한다. 이달 29일에는 베라크루즈가 아우디, 크라이슬러 SUV 모델들과 맞붙는다.
또 GM대우는 최근 현대차 베스트셀링 SUV 싼타페와 비교하는 듯한 인쇄매체 광고에 나섰다. “싼타페에 갔다. 좋은 것 다 옵션이란다”라는 문구로 자사 SUV 윈스톰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는 경쟁사 흠집내기나 발목잡기가 아니라 높아진 품질과 가격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비교마케팅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외산차 유명모델 다 나와!”=현대차는 오는 19, 20일 기자단과 고객을 초청해 유럽전략형 해치백 모델인 i30과 대표적인 수입 해치백 모델인 폴크스바겐 골프, 푸조 307SW 등과 비교시승을 실시한다. 장소는 충남 서산의 현대파워텍 주행시험장이다.
이번 시승에는 i30 2.0모델과 폴크스바겐의 골프, 푸조의 307SW 등 3개 해치백 모델의 주행성능 및 제동안전성, 코너링 등 전반적인 성능을 테스트하게 된다. i30 2.0모델은 최고 출력 143마력의 2.0 베타II 엔진을 탑재했으며, 골프 TDI는 140마력에 토크 32.6㎏.m, 푸조 307HDi는 138마력에 32.6㎏.m로 성능이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오는 29일에는 경기 화성에 위치한 자동차 성능시험연구소에서 베라크루즈의 비교시승행사를 갖는다. 베라크루즈 3.0 디젤모델과 맞붙게 될 수입차는 아우디 Q7과 지프의 그랜드체로키 3.0모델. 베라크루즈 3.8 가솔린모델은 렉서스 RX350과 경쟁하게 된다.
이날 역시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슬라럼, 최대 가속 및 감속, 저마찰로, 원선회 등으로 품질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밖에 지난달 20일 출시한 ‘그랜저 뉴 럭셔리’ 3.3모델도 내달 전국 주요 도시에서 렉서스 ES350과 품질 대결을 벌인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하반기에 출시할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프로젝트명 BK) 등의 비교시승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제네시스 출시를 앞두고 세계의 기자단, 애널리스트, 변호사, 의사 등을 대거 초청해 화성 남양시험장에서 벤츠 E350 , BMW 530i과 비교시승행사를 실시했다. 이들 유명모델과 경쟁하는 프리미엄 차량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가 우수하다는 막연한 인식을 바로잡고, 수입차의 마케팅공세에도 대응하는 의미가 있다. 또 가격ㆍ성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GM대우 “윈스톰은 내비게이션도 기본”=조용하던 GM대우는 최근 지면 광고를 통해 업계 맏형격인 ‘현대차’에 공세적인 태도를 취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내수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국내 1위를 넘은 과점사업자다.
GM대우는 국내에서 잘 실시하지 않는 인쇄매체 비교광고 형식을 통해 현대차에 도전하고 있다. 광고는 “싼타페에 갔다. 좋은 것 다 옵션이란다”라는 문구와 함께 ‘싼타페’(Santa Fe)라는 표지판을 크게 그려 넣었다. 싼타페는 GM대우의 SUV 윈스톰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최다 판매량의 현대차 SUV 모델이다.
광고에서는 윈스톰이 최첨단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까지 기본장착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SUV 등이 200만~300만원 등의 추가 옵션으로 구매해야 하는 부분도 무상으로 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GM대우는 국내 최초 6단 자동변속기 공장을 충남 보령에서 공개했을 때도 ‘4단을 변속기를 단 쏘나타와 새로 6단을 장착한 토스카 프리미엄6의 비교시승을 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지만 “경쟁사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된다.
GM대우 관계자는 “최근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라는 지침이 전 직원들에게 떨어져 마케팅은 물론 판매, 영업, 광고 등에도 영향이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문술ㆍ허연회 기자(freiheit@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