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은 떠났지만 그의 흔적은 꽤 오래 남을 듯하다. 사극에 새 바람을 일으키며 '사극의 다양성'을 더하는 데 한몫을 했기 때문이다.
사극 같지 않은 사극 KBS 2TV '쾌도 홍길동'(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이정섭)이 26일 24회 마지막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국내 최초의 코믹사극'을 표방한 이 드라마는 사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며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홍길동이 선글라스를 쓴 모습으로 대변되는 '쾌도 홍길동'의 파격은 사극을 사극의 틀에서 '해방'시켰다.
이에 '쾌도 홍길동'은 무늬만 '퓨전'이었던 작품들과는 달리 내용은 물론 의상부터 세트, 대사, 음악까지 대담한 '퓨전' 스타일을 선보였다.
'쾌도 홍길동'의 새로운 요소 중 코믹함은 특히 주목받았다. 한 시청자는 "'드라마는 코믹하면 유치해진다'는 선입견을 확실히 깨뜨린 드라마"라면서 "퓨전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답게 각종 해학과 풍자가 매회 넘쳐나 아기자기한 재미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젊은 층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국민 드라마'는 될 수 없는 한계도 있었다. 풍자와 패러디, 인터넷 용어의 사용 등 자유로운 상상력을 즐길 수 있는 시청자는 그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10%대 중반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KBS 드라마로서는 오랜만에 수목드라마 1위에 오르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쾌도 홍길동'은 종영됐지만 기대를 모으는 것은 '쾌도 홍길동' 그 이후이다. 현대극이나 사극이나 소재 고갈 등으로 한계가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 드라마가 새로운 상상력으로 사극의 지평을 넓혔기 때문이다.
사극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에릭이 주연을 맡은 판타지 무협사극 '최강 칠우'를 비롯해 문근영 주연의 '바람의 화원',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 등 새로운 분위기의 사극들이 드라마 팬들에게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이제 사극도 끝없는 진화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쾌도 홍길동'은 그 움직임을 작정하고 드러낸 첫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제작사 관계자는 "끝까지 사랑해주신 팬 분들 너무나 감사하다. 모든 스텝과 배우가 하나로 뭉쳐 작품에 기여해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며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쾌도 홍길동' 후속으로는 조현재, 유진, 재희, 신성록, 윤상현 주연의 '아빠셋 엄마하나(가제)'가 방송될 예정이며 오는 4월 2일 첫 방송된다.
“쾌도 홍길동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쉽다" "중독성이 강해 한 동안 금단현상으로 고생할 것 같다" 쾌도 홍길동'이 종영되자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남긴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한편 강지환과 장근석이 성유리와의 가벼운 키스신에 못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27일 방영된 KBS 2TV '쾌도 홍길동 스페셜'에서 키스신에 얽힌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강지환이 성유리와의 키스신에서 얼굴이 빨개지며 부끄러워했다는 동료 배우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이같이 말했다.
"드라마에서는 키스신에서 입술만 살짝 닿았다. 촬영하다보면 진하게도 하고 싶은데 입술이 닿을락 말락 하면 컷이 돼 화가 나 얼굴이 빨개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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