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32.야쿠르트 스왈로즈)은 해태 시절이던 1995-1998년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과 맞대결에서 23타수 3안타, 10삼진으로 막아내며 `이승엽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명성은 10년이 지난 2008년 3월28일 일본프로야구 개막전에서도 그대로였다.
임창용은 28일 메이지진구 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와 2008 일본프로야구 개막전에서 6-2로 앞선 8회초 팀의 세번째 투수로 나와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이승엽과 마주 섰다.
27일 야쿠르트 다카다 시게루 감독이 밝힌 대로 야쿠르트가 승기를 잡은 8회에 일본프로야구 첫 등판에 나선 셈이다.
가벼운 감기 기운에 시달리고 있는 임창용이었지만 앞선 세 타석에서 내야 범타로 물러난 이승엽보다는 심리적으로 훨씬 편안해보였다.
임창용은 초구를 한가운데 시속 141㎞ 직구로 자신있게 뿌렸다. 2구도 몸쪽 변화구(시속 122㎞)로 스트라이크. 볼 카운트 2-0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한 임창용은 3구째 149㎞ 볼을 던진 뒤 마지막 순간 150㎞ 강속구로 이승엽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이 순간 1루쪽 홈 관중석에선 "야, 대단한 걸"이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이승엽은 쓸쓸히 돌아서야 했다.
임창용은 이승엽에 앞서 선두타자로 나선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에게 140㎞대 직구로 승부,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라미레스는 3루 직선타구로 돌려세우며 9회 초 등판한 마무리 이가라시 료타에 앞서 1이닝을 삼진 1개, 무안타로 막아내며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프라이머리 셋업맨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임창용은 시범 7경기에서 1패를 당하긴 했지만 7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29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15일 한신과 경기에서는 시속 155㎞, 18일 요코하마전에서는 153㎞의 강속구를 던지며 다카다 감독의 신뢰를 얻어냈다.
임창용이 1996년 주니치 입단 첫 해에 고전했던 선동열 감독과 달리 일본 진출 첫 해부터 성공적으로 정착하며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일단 스타트는 100% 만족스럽게 끊은 셈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