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李 대통령 춘추관 깜짝 방문..."재임중 월급 장학금으로 쓸 것"
상태바
李 대통령 춘추관 깜짝 방문..."재임중 월급 장학금으로 쓸 것"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3.30 22: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요일인 30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을 깜짝 방문했다.

트레이닝복과 운동화에 파란색 수건을 목에 두른 차림이었다. 이 대통령은 "테니스를 치다가 지나가는 길에 사람이 있나 없나 보려고 왔다"면서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40분 가까이 자연스럽게 환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환담 내내 서서 이야기를 나누며 조크를 던지는 등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정치 현안을 비롯한 무거운 주제 대신 일상사가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은 예의 실용 정신을 곳곳에서 드러내 보였다. 다음달 중순으로 잡혀 있는 방미.방일과 관련해 "일할 수 있는 사람만 (함께) 가도록 했다"면서 "재벌 총수들은 열심히 돈을 벌어야지"라고 했다.

부처별 업무보고를 통해 살펴본 공무원들에 대해선 "굉장한 변화의 가능성을 봤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총수들은 다들 바쁜데..." = 이 대통령은 방미.방일 수행단에 대해 실무진 중심의 편성을 강조했다.
"기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쪽에서 가는 사람들은 될 수 있으면 많이 줄이라고 했다. 가서 일할 수 있는 사람만 가도록 했다"면서 "총수들은 다들 바쁜데 현지에 있는 책임자들이 하면 되지"라고 일 중심 원칙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번에는 정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더라"면서 "그러나 미국은 대기업의 경우 현지 책임자들이 와서 하면 되는 거고 일본도 일 있는 사람들이 일본으로 가면 된다. 총수들은 열심히 돈을 벌어야지"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운동을 할 예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것 저것 있다고 하더라. 매우 프라이빗(사적인)한 것이니까"라며 "메뉴도 아무도 간섭하지 못하고 로라 여사가 직접 정해 나오기 전에는 (메뉴가) 뭔지 전혀 모른다고 하더라. 식탁에도 부부 4명이 앉고 로라 여사가 친한 사람 1-2명을 부를 수 있도록 하는데, 그것도 로라 여사만 정할 수 있고 부시 대통령은 안된다더라"고 설명했다.

◇"월급 안받기로 해서 얼마인지 몰라" = 이 대통령은 `월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서울시장 때 약속했으니까 새삼스럽게 뭘...연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 재직 당시 월급전액을 환경미화원과 소방대원들의 자녀 장학금으로 내놨었다.

이 대통령은 월급 전액 기부에 대해 "시장 때 환경미화원들이 반사되는 옷이 없었다. 새벽에 청소할 때 사고가 많이 났고 사고가 나면 미화원 아이들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박원순 변호사에게 얘기했더니 환경미화원 뿐 아니라 소방관 자녀들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재직 4년간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줬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월급이 시장 때보다 2배 이상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2배 정도 되는 것 같더라. 안받기로 했으니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확인해 봐야겠다"면서 "공직에 있는 동안에는 (기부를) 하겠다고 했고, 하다가 안하면(웃음)..."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재산까지 다 기부하기로 했는데 임기후 생활은 뭘로 하느냐'는 물음에 "새삼스럽게그런걸. 좀 떼놓고 (기부) 하겠다고 했으니"라고 말해 폭소가 일기도 했다.

◇"공직사회 변화가능성 봤다" = 이 대통령은 최근 진행중인 정부부처 업무보고와 관련, "변화의 가능성을 봤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거의 빠짐없이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에 대해 질책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공무원들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음을 내비친 것.

"내가 공직자들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라고 운을 뗀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집단이 공직자들이다. 이분들이 마음만 먹으면 잘 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 둘러보니 변화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법제처 업무보고에 언급, "적극적으로 일하면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이석연 법제처장이) 재야에 있었으니까 불편을 알고 현실감각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요부조자(要扶助者.도움이 필요한 사람)' '인육(印肉.도장밥)' 등을 예로 들며 "법률용어는 정말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면서 "법제처에서 보고한 것만 바꿔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美민주당 경선 짐작간다" = 휴일 오후 갑작스레 이뤄진 출입기자단과의 `돌발 간담회'에서는 이 대통령의 `주말스케줄'이 자연스럽게 환담 주제에 올랐다.

춘추관 방문에 앞서 테니스를 쳤다는 이 대통령은 "나는 주말이면 `테니스 만보'를 한다. 테니스경기는 격렬하기 때문에 걷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운동복에 찬 만보기를 보여주며 "오늘은 9천142개네. 좀 덜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은 젊은 사람들이다. 주로 선수들이나 코치들"이라고 소개한 뒤 "대통령이 되니까 누구는 같이 치고 누구는 안 치고 이런 말이 나온다"면서 "(같이 치는 선수나 코치들이) 독하다. 일부러 져주는 것을 싫어하니까"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 테니스장이 있었는데 식물원이 됐다. 식물원은 사실 별로 필요가 없다"면서 청와대내에 테니스장을 만들고 싶다는 속내를 은근히 밝혔다.

최근 화제에 올랐던 부활절 소망교회 예배와 관련, 이 대통령은 "일요일에 교회를 가면 좋은데 경호를 제대로 하면 신도들이 불편하다"면서 "기자들도 일요일 오전에는 종교생활을 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대만에서 진행중인 대선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대선이 어떻게 되고 있나. 대만이 재미있게 됐더라"면서 "(대만) 마잉주 국민당 후보는 '제2의 이명박'이라고도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미국 민주당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본선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는 일부 기자들의 전언에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염두에 둔 듯 "경선에서 힘을 빼서 그런 것이겠지? 짐작이 간다"면서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최근 정부기관에서 진행중인 `기자실 복원'을 언급하며 "여기(춘추관)는 좀 바뀌었나"고 물은 뒤 `개선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에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 (연합뉴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