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승부차기는 잔인하다.
선수들 평생의 꿈과 수천억원의 부를 안겨줄 우승컵의 주인이 고작 골문 11m 앞에서 가려진다.
22일(한국시간) 벌어진 맨유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잔인한 승부차기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선제골인 주인공 호날두가 먼저 지옥문에 발을 들여놓았다. 3번째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한번 멈춤동작을 한 뒤 골문 왼쪽으로 슛을 날렸으나 방향을 예측한 체흐 골키퍼의 얼굴에 맞고 나왔다. 이제 공은 첼시로 넘어갔다. 첼시의 남은 선수들이 모두 넣는다면 호날두는 평생 이날 실축을 한으로 품고 살아야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맨유를 도왔다.
4-4로 동점인 상황. 첼시는 주장 존 테리를 최종 키커로 내세웠다. 넣으면 그걸로 우승이었다. 다소 긴장된 표정의 테리는 주장완장을 한번 걷어 올린 뒤 달려갔으나 왼발이 미끄러지며 볼은 오른쪽 골문밖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유로 2004 당시 잉글랜드-포르투갈의 8강전에서 데이비드 베컴이 실축한 방향과 비슷했다.
다 잡은 우승컵은 공중에 떴고 6번 키커들이 나란히 성공을 했다. 맨유의 7번키커 긱스도 골을 넣었다. 첼시의 7번키커는 니콜라 아넬카. 아넬카는 골문 왼쪽으로 슈팅을 날렸으나 반 데 사르가 완벽히 방향을 예측해 막아냈다. 우승컵은 맨유의 것이 됐다.
지옥에서 천당으로 살아온 호날두는 그라운드에 엎드려 홀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반면 테리는 그랜트 감독의 위로에도 끝없이 눈물을 흘려 첼시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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