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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동호회 '중구난방'난립..일부 '장사꾼'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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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동호회 '중구난방'난립..일부 '장사꾼'운영
  • 뉴스관리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5.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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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애호가의 정보 교환 등을 명목으로 개설된 인터넷 동호회가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자동차용품을 판매하는 통로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차종별로 개설된 수십 개의 대형 동호회가 소수에 의해 기업형으로 운영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많은 동호인들이 배신감과 함께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자동차 애호가 김모(39)씨는 최근 유틸리티 승용차 주인이 모인 한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했다가 공동구매 광고를 보고 `전압안정화장치(볼트 스테빌라이저)'라는 기기를 구입했다.

   배터리에 연결하면 차량 진동과 변속 충격이 감소하고 오디오의 음질과 출력이 향상될 뿐 아니라 연비도 좋아지고 마력까지 높아진다는 솔깃한 내용에 4만원을 지출했지만 금세 분노하고 말았다.

   차 성능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기기를 분해해 보니 전자상가에서 2천∼3천원이면 살 수 있는 콘덴서에 전선을 연결한 조잡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사기성 광고에 속아 성능 향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우스운 장치를 수천 명이 샀다"며 "일부 초보 마니아는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를 봤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애호가 정모(41)씨도 최근 승용차를 구입한 뒤 동호회에 가입했다가 공동구매로 400여만원어치 부품을 줄줄이 샀지만 대다수가 성능 향상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뒤늦게 땅을 쳤다.

   정씨는 "사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도록 몰아붙이는 과장광고로 물건을 사도록 하는 수법"이라며 "온라인으로 현금을 지급하도록 해 현금영수증 처리도 안 되는 데다 애프터서비스도 매우 번거로워 후회막급"이라고 말했다.

   25일 현재 차종에 따라 개설된 주요 인터넷 동호회 수는 160여개에 이르고 회원의 수는 적게는 수천명, 많게는 10만명이 넘는 곳도 있다.

   도메인 등록업체에 따르면 주요 대형 동호회 가운데는 한 명이 무려 18개나 되는 사이트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13개, 6개, 5개를 혼자 갖고 있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일부 회원은 대형 동호회의 운영진이 친선 도모와 정보 교환을 명목으로 회원들을 끌어모아 허위ㆍ과장 광고를 통해 기업처럼 장사를 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 사이트의 지부 운영자를 맡았던 김씨는 "운영진이 공동구매에 붙는 동호회 운영비와 매월 걷는 배너 광고비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사업등록도 없이 무자료 거래를 일삼아 세금도 포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동호회 회원 신모(38)씨는 "같은 자동차를 몬다는 동질감으로 만나 친선을 도모하고 자동차 지식을 쌓으려는 순수한 마음을 소수 사이트 운영자들이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동호회에서 자동차 용품이나 부품을 살 때는 전문가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연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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