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고(故) 효순ㆍ미선양의 추모제가 함께 치러진 美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전후로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보수성향 단체 회원들과 촛불집회 참여자들 사이에 산발적인 마찰이 빚어졌다.
= "중고생들이 `정권퇴진' 외치는 게 말 되나" =
○... 이강욱 자유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고등학생들이 정권퇴진을 외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한탄했다.
촛불집회에 참여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노래를 부르며 `이명박 OUT'을 외치고 다니는 `어린' 중고생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불신이 감지되는 대목.
이 대표는 그러면서 "촛불집회가 나라를 망하게 하려 하고 있고 문화 집회도 아니며, 모든 좌파세력이 총결집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보수성향의 단체들이 연 집회에는 고엽제전우회 회원 5천여명과 자유시민연대 1천500명 등 6천500명이 모여 집회 후 가로 7mㆍ세로 5m 크기의 대형 태극기를 들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 경찰, 양측 마찰에 `눈치보기' 지적 =
○...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오후 5시15분께 청계광장에서 `이명박 규탄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던 촛불집회 참여자들에게 "이 빨갱이들아!"라며 시비를 걸었다.
회원들은 `이명박 OUT'이라는 문구가 빼곡하게 들어찬 길거리 게시판을 보고 격분해 촛불집회에 참여한 각계각층의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미술품 30여개 가운데 상당수를 집어던지고 발로 밟았다.
그러나 불과 10m 밖에 있던 경찰 20∼30명은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시만 할 뿐 적극적으로 말리지는 않았다고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전우회원들이 폭력을 행사한다며 112에 신고해 10분 뒤인 5시25분께 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은 했으나 이들과 전경들이 양측간 충돌을 제지한 건 5시50분께였다는 것이다.
= 공포의 `가스통 승합차' …회원들도 우려 =
○...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환자수송용 구급차의 보닛 위에 가정용 천연액화가스(LPG) 가스통을 매달고 MBC와 KBS를 잇따라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가스통 승합차'를 MBC 북문 바로 앞에 주차시키고 밸브를 열어 가스를 분출시키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방송기자들이 촬영을 하자 가스에 불을 붙여 화단에 한 차례 화염을 방사했다.
이를 우려의 눈길로 지켜보던 다른 회원들은 "하지 말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가스통을 촬영하려 하자 회원 2∼3명이 나타나 물리적으로 촬영을 막았다.
회원 중 한 명은 "자식 같은 전경들에게 불을 지르려고 했겠느냐. 그냥 겁을 주려고 그런 거다" "(화염을 방사한 것은) 시험삼아 해본거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