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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소음·싱크대 역류로 큰 고통...음식물 처리기, 애물단지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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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소음·싱크대 역류로 큰 고통...음식물 처리기, 애물단지로 전락
문제 발생시 업체와 소비자 과실 놓고 갈등
  • 김혜리 기자 hrhr010@csnews.co.kr
  • 승인 2022.09.23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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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롯데필링스 음식물 처리기를 135만 원에 구매했다. 설치한지 얼마 안 돼 고장이 나 수리를 받았다. 하지만 한 달 뒤에 또 문제가 생겼다. AS 기사의 말에 따라 미생물을 사서 투입했으나 3개월 뒤에 또 고장이 났다. AS 기사의 분쇄기 철거를 지켜보던 김 씨는 음식물이 처리기 안에서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 씨는 "새 제품으로 다시 설치해준다고 했지만 또 고장날까 쓰고 싶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롯데필링스는 “미생물이 죽어 분해되지 않은 것이다. 첫 접수 때 방문하려 했으나 취소됐고 두 번째는 부품 교체와 미생물을 투입해서 조치했다. 다시 민원 접수시엔 소비자가 환급을 원했다. 동일한 문제 증상이 세 번 반복된 게 아니라 기준에 맞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회수해 왔고 환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 인천시 연수구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 6월 홈쇼핑에서 스마트카라 음식물 처리기를 80만 원에 구매했다. 사용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악취가 나더니 점점 더 심해졌고 소음까지 발생했다. 수리 직원이 방문했으나 제품에 신뢰를 잃어 반품하려고 했지만 업체에서는 수리만 권유했다고. 최 씨는 “일주일에 두 세번 정도만 사용했는데 업체는 잘못 사용한 탓이라고 하고 홈쇼핑에서도 제대로된 답변을 해주지 않는다"며 호소했다. 스마트카라는 "사용 부주의로 인한 고장으로 파악했다. 최 씨가 더운 여름철 장기간 보관모드로 사용해서 음식물이 부패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필터가 오염된 것이다. 필터 교체와 주의사항을 참고하면 문제가 없는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 강원도 춘천에 사는 정 모(남)씨는 홈쇼핑을 통해 지난 5월 싱크리더 음식물 처리기를 4년간 렌털하기로 계약했다. 설치한지 며칠 뒤 이웃 주민들이 악취가 난다고 해 집을 살펴보니 음식물 처리기에 누수가 생겨서 물이 새고 있었다. 렌털 계약을 해지하고 싶었지만 철거 비용이 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무상 교환 받았다. 정 씨는 "사용한 지 며칠 뒤 바로 누수가 생겼는데도 철거 비용을 내야 한다면서도 누수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며 의아해했다. 싱크리더 관계자는 “지난 5월 AS 조치 이후 현재까지 추가적인 문제가 없었고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라며 음식물처리기에 발생한 문제 원인에 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정 모(여)씨는 2년 전 홈쇼핑 광고를 보고 월 2만9000원에 웰릭스 음식물 처리기를 렌털했다. 설치한 지 3~4일 후에 고장이 났는데 음식물 과투입을 했기 때문이라는 업체의 말에 15만 원을 내고 유상 교체했다. 이후엔 작동이 안 돼 무상 교체 받았으나 사용하다 보니 모터에서 기계 소리 등 소음이 발생했다. 정 씨는 “참다 못해 해지하려고 하자 위약금과 반환 금액을 다 내라고 한다”며 억울해했다. 웰릭스는 “음식물을 대량으로 넣었을 때 경고음 소리가 난다. 음식물이 빠지면 경고음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필수 생활가전으로 떠오른 음식물 처리기가 소음, 누수, 악취 등 품질 불량으로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일이 다발하고 있다.

음식물 처리가 안되는 문제에서 빚어진 싱크대 역류, 누수, 악취 등 2차 피해가 크다 보니 소비자들의 원성이 크다. 특히 음식물처리기는 1일 사용 횟수, 적정 투입량 등 이용 방법이 까다로워 문제 발생 시 업체와 소비자 과실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경우도 상당수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스마트카라, 싱크리더, 웰릭스, 엑스바이오, 에코체, 롯데필링스 등 업체와 종류를 막론하고 음식물 처리기에 관한 불만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음, 악취, 누수 등이 발생한다는 지적부터 AS 수리 서비스를 받아도 또 고장이 난다는 내용이다. 문제 원인을 모른 채 매번 수리 받아 사용해야 하느냐며 찝찝함을 느끼고 있다.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두고 업체와 갈등도 빈번하다. 

대부분 음식물 처리기 업체들은 문제 원인에 대해 '소비자 부주의'로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음식물 처리기를 사용할 때 1회 투입량 등 사용 방법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도 사용 방법과 주의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사용 방법을 지켰는데도 고장이 났거나 주의 사항에 관해 음식물 처리기 업체, 설치·수리 직원이 안내해주지 않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홈쇼핑을 보고 구매했으나 문제가 발생해도 홈쇼핑 측에서 제대로 대처해주지 않는다고 문제제기 했다. 

음식물처리기를 판매한 현대, GS홈쇼핑 등은 "유통 채널이다 보니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음식물 처리기 본사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안은 홈쇼핑 방송할 때 안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소비자가 음식물 처리기를 사용할 때 사용법을 반드시 숙지하고 특히 1회 투입량을 꼭 지키는 게 중요하다. 사용법을 잘 숙지했는데도 고장이 났을 때 업체가 소비자의 책임으로 미룰 경우 내용 증명을 모아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과는 "다른 가전 제품에서도 고장나듯이 음식물 처리기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와 업체 간에 협의가 잘 안된다면 소비자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물기술인증원은 인증된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는 한국물 기술인증원에 인증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 

한국물기술인증원의 주방용 오물분쇄기 인증업무 담당자는 “3년마다 같은 제조 과정을 조사한다. 매년 인증된 제품들의 판매사와 광고 페이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식으로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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