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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펜잘 리콜에 소비자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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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펜잘 리콜에 소비자들 박수
  • 임학근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12.19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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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학근 기자] ‘리콜’은 독인가? 약인가?

‘리콜’에대한 국내 기업들의 의식은 부정적이다.

학자나 전문가들은 리콜이 오히려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마케팅’이 될 수 있음을 누누이 강조하지만 이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

정부나 전문기관의 강제 조치로 마지못해 실시하고 일부 자발적인 리콜의 경우에도 사회적 압력으로 궁지에 몰려 마지막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면서도 가급적 ‘쉬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워낙 철통 같은 보안을 유지하는 덕에 많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이 리콜 대상인지조차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최근 리콜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인다는 경영이론을 입증하는 시원한 ‘리콜’이 하나 터졌다.

종근당의 ‘펜잘’ 리콜이다.

종근당은 진통제 성분으로 국내 거의 모든 제약사들이 사용하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많이 복용할 경우 혈액질환과 의식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재빨리 이 성분을 안정한 성분으로 대체한 신제품 ‘펜잘큐’를 출시하고 이전에 판매된 ‘펜잘’에대한 공개적이고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했다.

삼진제약(게보린) 등 경쟁 제약사들이 부작용에대한 소문이 확산될 경우 후유증을 두려워해 ‘문제없다’며 애써 진화에 나선 모습과는 완전 대조를 이뤘다.

종근당이 리콜을 선언할 당시 업계의 시선도 회의적이었다.

유해성을 스스로 인정할 경우 법적인 피해보상 소송들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상황은 반전됐다. 소비자들이 종근당의 용기있는 ‘리콜’에 박수를 보냈다.

펜잘이라는 브랜드가 연일 언론매체에 오르내렸고 ‘펜잘큐’의 안전함이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만일 종근당이 자체 홍보나 광고를 통해 신제품 브랜드나 안전성을 홍보하려 했다면 수십 수백억원의 비용을 들였어야 하는 판이었다.

일반 소비자가 진통제를 대량으로 사서 쌓아놓고 먹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리콜에 따른 비용도 아주 미소한 수준일 거란 분석이다.

제약사로서 소비자의 안전에 이처럼 민감한 기업이라는 인식은 앞으로 종근당 제품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 때문에 경쟁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인체 안전을 가장 담보 해야 할 약품을 놓고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는데도 쉬쉬하며 감추기에 급급한 기업을 누가 신뢰할 것인가?

물론 종근당의 이번 자발적 리콜이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리콜을 마케팅과 연결해 수십억원의 홍보 효과를 거둔 것은 그 회사의 순발력 있는 마케팅 능력일 뿐 소비자로서는 간여할 부분이 아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리콜은 생색내기용이거나 강압에 밀린 억지 춘향 2가지 경우였다.

매년 수십 건씩 시행되는 자동차 리콜이 그랬고 얼마 전 벌어진 멜라민 파동에서 보여준 국내 기업들의 태도도 소비자들을 너무 실망시켰다.

경영학 원론에 기술된 자발적 리콜의 순기능이 제대로 한번 빛을 발휘한 셈이다. 종근당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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