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장수 동물원 동물인 아시아 코끼리 '자이언트'가 8일 오후 '천수'를 다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자이언트는 52년생으로 올해 나이 58세. 1955년 3살나던 해 당시 삼성물산 고 이병철회장이 우리나라 동물원 재건을 위해 태국으로부터 2마리의 코끼리를 들여와 기증했다. 처음에는 동물원이었던 창경원에서 살다가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왔다.
자이언트는 올들어 보행자세가 불량해지고 활동성이 저하되는 등 노령 증세가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월초까지만 하더라도 100㎏(건초 70~80㎏ 과일야채 20㎏)이나 되는 사료를 순식간에 먹어 치웠지만 2월 중순부터는 건초와 과일,야채를 모두 합쳐 40~50㎏을 먹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빨도 거의 빠지고 닳아 마지막 남은 왼쪽이빨로 천천히 건초를 씹곤 했다고.
걸음걸이 또한 속도가 아주 느렸으며 경사 또는 턱을 오를 때면 거친 숨을 내쉬며 더욱 힘들어 했으며 발톱주변 조직에 생긴 염증과 노령에 의한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스러워 하기도 했다.
자이언트느 한국동물원의 최장수 역사적 동물이었다는 의미와 함께 코끼리의 장수수명이 사람들의 높은 기대수명에도 불구하고 50~60년 정도가 불과함을 보여줬다.사람으로 치면 백수를 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격은 야생성이 강하고 까칠해 89년 당시 부부의 연을 맺고 살아오던 암컷 코끼리 '태순이'를 웅덩이로 밀어 폐사케 했으며 이후 다른 코끼리와는 달리 공격성이 강해 새로운 짝을 맺어 줄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지금껏 홀로 살아 온 것이다
전담사육사와 수의사들은 자이언트가 쓰러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매일 밤낮없는 비상대기를 했다. 통증을 호소 할 때면 과일 속에 진통제와 항생제를 100알씩 넣어 통증을 완화시켜 주었으며 온열찜질 효과를 낼 수 있는 팬히터설치는 물론 세찬 물줄기를 이용한 물마사지로 통증을 달래 주었다.
또한 쇠진한 기력으로 쓰러질 것을 대비해 내실에 몸통을 들어 올려세우는 장치인 전동체인 호이스트(hoist)설치<사진>와 외부 방사장에서의 기립불능을 대비해 긴급출동 가능한 대형크레인 회사 2곳을 사전에 확보하여 비상출동 대비태세를 갖추기도 했다.
자이언트가 남긴 기록도 화려하다.
사료량만 하더라도 어린시절부터 일일평균 82.2㎏을 먹었으며, 이를 평생동안으로 계산해 볼때 174만174㎏의 먹이량을 섭취했다.
사료가격 또한 12억346만2810원(1일 7855원)이나 되며 배설량 또한 평생동안 2328만7000㎏(1일 8회 100㎏)에 달하며 2.5톤 트럭9315대 분량의 어마어마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비록 동물이지만 아시아코끼리 자이언트의 골격표본을 제작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키로 했으며 현재 동물원 내 동물위령비 옆에 자이언트의 추모비를 세워 인간을 위해 살다간 넋을 영원히 기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