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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별점리뷰] 비누방울 날리는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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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별점리뷰] 비누방울 날리는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6.2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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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럴 것만 같다. 마로니에 공원 뒤편에 자리한 ‘오아시스 극장’에 가면 꼭, 인심 좋은 주인아저씨가 나와 손님을 맞아 줄 것 같다. 매일 저녁 8시, 실제로 그곳엔 때 빼고 배꼽도 빼는 유쾌한 세탁소가 차려진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2005년 대학로에 첫 문을 연 이후로 우리 세상 묻은 때, 닦고 문질렀다.

진짜 같은 소품, 여기 진짜 세탁소 아냐? ★★★☆☆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무대는 세탁소라는 배경에 걸맞게 수많은 옷들이 걸려있다. 한쪽 면을 차지한 세탁기는 소품이지만 진짜 돌아가는 것처럼 물과 거품이 나온다. 세탁소 주인아저씨 ‘강태국’이 주로 일하는 작업대 위에는 스팀다리미가 있는데 거기선 언제라도 하얀 김이 어김없이 뿜어져 나온다. 꾸며 놓은 무대라고 이미 생각 하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이런 소품들은 참으로 신선하다. 극 중 치매할머니의 똥 귀저기까지 진짜는 아니겠지?

개성 있는 캐릭터 ‘강태국’, ‘꽃중년’이라 불러다오 ★★★★☆
요즘은 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윤상현처럼 ‘꽃중년’이 대세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에도 ‘꽃중년’이 등장한다. 바로 주인공 ‘강태국’ 아저씨다.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얼굴만 잘생겼다고 ‘꽃미남’, ‘꽃중년’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사람은 마음을 곱게 써야 된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올곧은 신념 하나로 버텨온 ‘강태국’아저씨야말로 ‘꽃중년’이다. “우리가 진짜 세탁해야 되는 것은 말이야, 옷이 아니야, 바로 이 옷들의 주인 마음이야”라고 외치며 한 평생 살아온 ‘강태국’아저씨는 마음이 예뻐서 ‘꽃중년’이다.

너무도 인간적인, 미워할 수 없는 사람들 ★★★☆☆
극중 부잣집 할머니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세탁소를 습격해온 네 명의 자식들은 소위 말해 천벌을 받을 불효자식이다. 돈 앞에선 부모 형제도 없을 정도로 인정머리 없고 이기적이다. 그러나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인간은 어디로 보나 부족하고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 귀엽게 봐주면서 사는 게 최선이다. 돈에 눈 먼 못돼먹은 사람들, 하지만 미워할 순 없다!

[뉴스테이지=최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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