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고, 돈은 피보다 더 진하다"
금호그룹의 박삼구.박찬구 회장이 벌이고 있는 '쩐의 전쟁'이 화제다. 이들 두 형제는 기습에 역습으로 맞 받아 치는 펀치를 서로에게 날린 뒤 글러브를 벗고 링에서 내려오는 동반퇴진을 하게됐다.
28일 전격 해임된 금호아시아나그룹 석유화학부문 박찬구 회장은 형인 박삼구 회장에게 '보복성' 기습 펀치를 맞았다.몰래 주식을 매집한 데 대한 역습으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끌어 내렸다.
금호그룹 오너 집안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28일 오전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에서 자신이 해임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귀뜀했다.
이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은)28일 오전 오래 전에 잡힌 조찬 모임에 참석했다가 이사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부랴부랴 달려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이날 이사회에서 해임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한가하게 밥이나 먹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부장이 근무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한 고위 임원도 "불시에 뒷통수를 때리는 바람에 정신이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결국 두 형제는 '장군 멍군' '눈에는 눈'방식으로 상대방에게 '핵펀치'를 날린 셈이 됐다.
박찬구 회장은 형과 상의하지 않고 지난달 금호산업의 지분을 몽땅 정리하고 형제간 지분 균형비율을 깨며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몰래 매입해 먼저 기습을 했다. 박삼구 회장도 이에 뒤질세라 '해임'이란 메가톤큽 펀치를 날렸다.
두 형제는 일단 글러브를 벗고 링에서 내려 왔으나 앞으로 링 바깥에서 법정 싸움등 치열한 난타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어 싸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