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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있는 캐릭터로 보는 FTA영향ㆍ생활의 변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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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있는 캐릭터로 보는 FTA영향ㆍ생활의 변화상
2012년 4월 '거침없이 하이킥' 1300회ㆍ제작 '제리뽈록하이머'…
  • 헤럴드경제 www.heraldbiz.com
  • 승인 2007.04.0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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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일. ‘거침없이 하이킥’ 1300회. 제작 ‘제리뽈록하이머’. 프로듀서 ‘용가뤼’.

#1. 저녁 메뉴 준비를 위해 인근 마트를 찾은 ‘식신(食神)’ 나문희 여사는 가족 11명이 먹을 쇠고기 등심을 샀다. 한우로 샀다면 가격이 상당했겠지만 미국산 쇠고기 가격은 한우에 비해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 부담은 크지 않았다. 덕분에 나 여사는 가족 인원수 7인분 외에 본인과 식신 큰 아들 준하를 위해 각각 2인분 분량을 추가로 사고 함께 등심을 먹을 생각에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었다. 나 여사는 후식으로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도 구입했다. 가격은 역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기 전인 5년 전에 비해 절반이었다.

#2. ‘야동 순재’는 요즘 들어 ‘야동(야한 동영상)’을 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FTA가 체결된 뒤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면서 온라인 불법 복제물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3. 필(Feel)이 꽂히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능력있고 유행에 민감한 ‘잘 나가는’ 한의사 박해미 씨는 지난주 미국산 중형차 포드500(Five Hundred)을 구입했다. FTA 체결로 8%에 달했던 관세가 철폐되고 특소세, 부가세 등 관련 세금도 함께 내려가면서 가격이 총 10% 이상 인하돼 부담도 덜했다. 새로 뽑은 차로 기분이 좋아진 해미 씨는 출근길 포드500을 신나게 밟았다.

#4. 준하 씨의 아들 민호, 윤호와 그들의 친구 범이는 요새 ‘미드(미국 드라마)’에 푹 빠졌다.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프리즌 브레이크2’ 등도 미국과 거의 동시에 볼 수 있어 공부시간을 제외하고는 ‘미드’에 상당시간을 할애한다.

한ㆍ미 FTA가 한국 경제, 그리고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자동차ㆍ섬유 분야의 수출 증가가 예상되고 관세 인하ㆍ폐지로 미국산 수입품의 가격인하가 예상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겪게될 직접적인 생활상의 변화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개개인마다 서로 다른 직업과 생활패턴을 갖고 있는 만큼 일률적으로 FTA의 영향을 분석하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최근 인기 상종가를 달리는 MBC-TV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등장하는 다양한 직업과 캐릭터를 가진 등장인물들의 생활상을 토대로 한미FTA 협정 체결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가상으로 설정해 분석했다.

▶문희-준하 모자(母子), 식탐은 더 심해지다=한미FTA 협정 타결에 최대 수혜자는 식신 나문희 여사와 준하 모자다.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의 30~40% 수준인데다 관세인하까지 감안하면 FTA 체결전에 비해 쇠고기를 절반 가격에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과일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5년전만 해도 관세가 50%에 달했던 오렌지와 45%의 관세가 매겨졌던 사과, 포도, 배, 체리 등 각종 과일의 관세가 인하돼 과일을 싼 값에 먹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과일쥬스의 관세 30~54%도 내렸고 치즈 관세 35%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각종 식료품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품목은 다채로워지면서 두 모자의 식탐은 두 배로 늘었다.

▶‘야동순재’, 야동보기 어려워지다=순재씨는 FTA 피해자다. FTA 협정 체결로 저작권 보호기한이 저작권자 사망 후 50년에서 70년으로 늘어나면서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단속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저작물에 대한 일시적 복제는 예외로 인정됐지만, 정책이 까다로워진 만큼 온라인상 불법 복제물을 볼 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한편 순재씨의 한의원 운영은 순조롭다. 한미FTA 협상 기간중 흘러나왔던 한의사 시장 개방(침구사 자격 상호인정)이 무산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먹고살만 하긴 하지만, 능력있는 며느리 한의사 해미씨에게는 늘상 밀린다.

▶해미, 미국차를 사다=준하의 아내인 해미씨는 미국산 중형차 포드500을 최근 구입했다. 원래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차를 사고 싶었지만 혼다 어코드 등 중형급 일본차는 미국에서 없어서 못팔정도로 물량이 없는 형편이어서 미국산 포드 자동차로 구매 결정을 내렸다. 미국산 차의 경우 가격 메리트가 확실했다. 8%에 달했던 관세가 철폐되고 특소세, 부가세 등 관련 세금도 함께 내려가면서 총10%가량의 가격인하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 차를 탈 때면 FTA 덕분에 콧노래가 나온다.

▶민호, ‘미드’에 빠지다=준하씨의 아들 민호, 윤호와 그들의 친구 범이는 요새 ‘미드’에 푹 빠져있다.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프리즌 브레이크 2’ 등도 미국과 거의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프로그램공급업체(PP)에 대한 49% 지분소유 제한이 FTA 협정을 통해 51%로 조정, 미국 업체들의 PP업체에 대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졌고 국산 콘텐츠 보호를 위해 유지됐던 ‘방송쿼터제’도 80%에서 50%로 대폭 완화되면서 미국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민용, 가슴을 쓸어내리다=체육, 영어교사인 민용과 서민정은 교육시장 미개방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FTA 협상당시 국내 교육시장이 대폭 개방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공교육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도 교육 여건 변화를 우려했지만, 시장 개방이 제외되면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FTA의 혜택을 보는이들의 이 같은 생활상은 앞으로도 꾸준히 변화할 전망이다. 한국이 EU 등 세계 각 국가와 FTA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고 협정의 폭과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활의 부족한 부분을 자유무역이 채워주고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지길 바라면서... /서은정 기자

출처: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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