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제조업체인 소니와 대표적 소프트웨어업체인 MS가 번번이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은 양사가 각각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와 X박스360을 출시하면서부터.
이들 회사는 각각의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방송 및 양방향 서비스,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 등이 비디오게임과 결합된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국내에서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MS는 지난해 국내에 차세대 게임기 X박스360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쟁탈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X박스360은 현재까지 10만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순조로운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소니 역시 내달 16일 차세대 게임기 PS3를 국내에서 정식 발매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수복에 나선다. 소니는 세계 최초로 80GB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신모델을 51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수립, 본격적인 차세대 게임기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게임기 판매와 더불어 게임 타이틀 등 콘텐츠 확보를 위한 양사의 경쟁 또한 본격화되고 있다.
소니는 최근 국내 굴지의 게임업체 한 곳과 인기 온라인게임을 PS3 버전으로 개발하는 데 대한 합의가 완료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는 등 PS3 출시를 계기로 국내 게임업계와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MS가 넥슨, 웹젠[069080] 등 국내 게임업체와 제휴, 마비노기와 헉슬리 등 게임을 X박스360용 게임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업체와의 협력관계에서 한발 앞서 있으나 소니의 적극적인 국내 업계 공략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한발 더 나아가 국내 TV포털 시장 진출을 추진, 하나로텔레콤[033630]의 TV포털 서비스 제휴에 대한 합의에 근접한 상태다.
소니는 PS3를 하나TV의 셋톱박스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이미 완료했으며, 구체적인 사업모델 및 비용분담 등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을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공동 프로모션을 시작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MS는 아직까지 국내 통신업체와의 본격적인 협상을 전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해 본사 차원에서 IPTV 연계 서비스를 언급하는 등 X박스360을 통한 관련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양사가 각각 채택하고 있는 차세대 영상 표준 경쟁 또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MS의 HD-DVD 진영에는 일본 도시바, 미국 인텔 등이 있으며, 소니의 블루레이 진영에는 자사의 가전제품군을 비롯해 국내업체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네덜란드의 필립스에다 디즈니와 20세기 폭스, 소니 픽처스 등 다수 유력 영화사까지 포진해 있어 일단 소니가 양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시장 규모가 작아 향후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양측 표준을 모두 지원하는 듀얼 플레이어 출시에 나선 것 역시 전반적인 시장 확대가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비디오게임기가 향후 홈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각광받으면서 관련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시장이 워낙 광범위하고 다양해 변수가 많은만큼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