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밀가루 가격 인하에 따라 제과, 라면업계가 제품 가격을 속속 인하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에 등 떠밀린 듯한 모양새인데다 원가 보전이 쉽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다.
2일 롯데제과는 밀가루 사용 비중이 높은 '초코파이', '오데뜨', '립파이', '꾸띠앙 치즈감자', '굿모닝', '고구마속마음', '또뜨' 등 7종에 대해 100~400원 가격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크라운-해태제과도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참크래커', '아이비' 는 각각 100원 내리기고 통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죠리퐁'은 가격인하 대신 중량을 10% 늘리기로 했다.
농심은 오는 3일부터 '안성탕면' '신라면사발면' '육개장사발면' '김치사발면' '안성탕면사발면'의 가격을 각 50원씩 인하한다. 주력제품인 '신라면'은 기존 750원에서 730원으로 20원 내린다.
농심 관계자는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가격인하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품질향상과 제품개발을 통해 고객가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제과도 과자의 원가에서 소맥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미미하지만, 소비자와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여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제빵 전문그룹인 SPC 계열사들과 CJ그룹 계열의 베이커리 체인인 뚜레쥬르가 빵 가격을 인하했고, 삼양식품이 주요 라면제품 5개의 가격을 내렸다.
그러나 관련 식품업체들은 이번 가격인하가 여론에 등 떠밀려 진행되고 인하폭도 원가 인하분을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이 3번이나 내렸다고 하지만 다른 식재료 및 유가 등이 올라 가격인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식품업체들이 노골적인 여론의 압박에 심각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