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고객의 불만과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다국적 기업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회사원 최현숙(여·42)씨는 지난 1일 동물사료업체인 ‘페디그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최 씨가 키우던 ‘벤지’(사진)라는 강아지의 병원비 청구가 더 이상 없어서 이상하다는 문의였다.
페디그리는 3~4년 전 태국에서 제조된 강아지 사료에 독성물질이 들어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적이 있었다. 그 사료를 먹은 강아지들이 죽거나 신장병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벤지도 문제가 됐던 그 사료를 먹었고 그 뒤 방광염이 발생해 몇 년 고생하다가 작년 말 죽었다. 벤지는 당시 이미 나이가 거의 10살이 된 노견이었고 죽기까지 4~5년 동안 페디그리가 병원비와 치료용 사료비를 전액 지원해 주었다.
“역시 다국적 기업이라 다르구나” 하며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나쁜 사료를 만든 건 잘못된 일이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달랐다.
벤지가 죽어 최 씨는 더 이상 페디그리에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그쪽에서 전화가 먼저 온 것이다.
'벤지가 죽었다'고 전하자 페디그리측은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적지않은 액수의 위로금까지 주겠다고 말했다. 장례비용이 들었다면 그것도 보상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역시 책임지는 기업은 다르구나 또 한번 감동받았다”며 “처음엔 나도 화가 나서 페디그리 사료 다신 안사겠다고 이를 갈았는데 이렇게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고 하는 회사가 다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를리 없다는 생각에 앞으로도 다시 페디그리를 이용하려고 마음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기업 불만이 매일 올라오고 신고를 해도 처리율이 낮은 것을 볼 수 있다”며 “소비자에게 원성을 사는 국내 기업들은 기업의 책임에 대해 한번 다시 생각하시고 페디그리 같은 회사를 한번 본받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