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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인디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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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인디아 블로그’
[포토리뷰] 바라나시에서 사랑을 묻는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4.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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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어디 여행이라도 가는 것 인지, 두 명의 남자 주위에는 짐들로 가득 찬 가방이 있다. 뒤에 보이는 주황색 옷을 입은 남자는 금세라도 일어나 떠날 것처럼 목에는 카메라를 등에는 가방을 매고 그대로 누워있다. 그 앞에 다른 남자는 멍 하니 무언가를 생각을 하고 있나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생각하는 걸까, 그의 표정에서 그리움이 묻어난다.


이들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처음부터 함께는 아니었다. 사랑이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 하는 남자와 사랑을 끝냈다고 믿는 남자가 우연히 인천공항에서 만나 인도여행을 동행하게 됐다. 연극 ‘인디아 블로그’는 극중 등장하는 배우들과 연출이 34일간 인도여행과 30일간의 제작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찍은 사진들로 넘쳐난다. 그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리며 지난 시간을 되새기게 된다. 이 작품도 블로그에서 여행을 기록하는 것처럼 블로그의 감수성을 가지면서 연극적인 형식으로 인도여행을 기록하자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연극 ‘인디아 블로그’는 두 남자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두 남자는 바다가 보이면 실제 바다가 보이듯 수영을 하고, 버스가 저 멀리에 보이면 버스를 타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리고 계속 달린다. 또 자신들이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처럼 그곳 문화를 흡수하고 흠뻑 젖어 즐긴다. 이 공연에는 두 남자 곁에서 말없이 기타를 치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두 남자와 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나 음악이 멈추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기타를 연주한다.


두 남자는 뚜렷한 목적 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인도여정에서 자신들이 서울에 두고 온 삶과 사랑을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바라나시에 도착한 두 남자는 갠지스 강가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자신의 사랑이 사랑이었는지, 아니 사랑이라고 여긴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그리고 그 사랑을 바라나시에 묻고 자신들이 떠나왔던 곳으로 돌아선다.


사랑에 대한 선택적 기억과 불완전한 기록 일기를 연극적인 방법으로 기록하는 ‘인디아 블로그’는 14일까지 대학로 마방진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테이지 글_ 김지연 기자, 사진_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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