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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나가서 고객불만 안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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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나가서 고객불만 안들리나?"
엔씨소프트, 말로는 '가치실현' 행동은 '나몰라라'
  • 차정원 기자 cjw1980@csnews.co.kr
  • 승인 2010.04.08 08: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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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차정원 기자]“전 세계 시장에서 고객의 실질적인 가치를 실현해 나가자”

국내 유명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사진 하단>이 올해 시무식에서 천명한 목표다. 한 차원 높은 고객 서비스로 엔씨소프트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 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엔씨소프트는 부실한 고객관리로 최근 빗발치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년 3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된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리니지'. '리니지2' 관련 제보는 총 150여건에 달했다. 그 중 계정정지가 95건으로 64%. 유료서버 이전등 서비스 관련이 32건으로 21%. 이벤트 및 프로그램 오작동 등이 23건으로 15%를 차지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명확한 설명없이 계정을 정지시키고 이때 적용되는 환불 약관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원성이 높았다. 또 게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제공되는 유료서버 이전 등의 서비스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었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무응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정정지야.. 이유는 묻지마”

시흥시 신천동의 김경환(여.30세)씨는 ‘아이온’을 남편과 함께 2년간 즐겨오다 지난달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라는 이유로 영구계정정지 처분을 당했다.

김 씨는 “언제 어떤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것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구체적인 자료는 ‘대외비’라서 알려줄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결국 김 씨는 선결제했던 5만원 가량의 3개월치 계정 이용료도 환불받지 못한 채 2년 동안 공을 들인 계정을 압류당하고 말았다.

2년 동안 즐기던 게임을 차마 그만둘 수 없었던 김 씨부부는 3월 5일 새로운 계정을 생성해 한 달 치 계정료 2만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기존에 이용하던 서버에 인원이 가득차 캐릭터 생성이 불가능했다. 김 씨는 홈페이지상의 1:1상담센터를 통해 계정 일시 정지나 환불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일 홈페이지에서 환불 가능 금액을 확인해 보니 캐릭터도 생성하지 않았는데 당일치 이용료로 1천원이 차감돼 1만9천원만 환불이 가능했다.

계정을 생성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용료를 차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김 씨는 상담센터에 이 부분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틀 후인 3월 7일 “캐릭터를 생성하지 않아도 결제 후 시간이 지나면 이용료를 내야한다”는 답변이 달렸다.

결국 김 씨는 이런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허비한 몇 일간의 이용료도 고스란히 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김 씨는 “이용자의 부단한 노력이 담긴 계정을 정지시키며 일체의 해명도 없었지만 게임에 대한 애착 때문에 참아보려 했다. 그러나 캐릭터도 생성하지 않은 계정에서 이용료를 받는 업체의 횡포는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같은 김 씨의 문제 제기에 대해 NC소프트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 서버이전서비스, “하기 싫으면 떠나라!"

1년 넘게 아이온을 이용한 포항시 북구의 김 모(남.36세)씨는 유료서버이전서비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료서버이전시스템이란 이용자가 3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면 원하는 서버로 이동시켜주는 서비스. 김 씨는 엔씨소프트가 유료서버이전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주 서버이전을 신청했다.

하지만 당첨은커녕 타 서버에서 이전해온 유저들로 인해 서버의 종족 불균형이 시작됐고 격차가 벌어지자 김 씨와 같은 종족의 유저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더욱이 종족불균형으로 인해 김 씨가 이용 중인 서버는 이전가능 서버에서 제외돼 버렸다.

김 씨에 따르면 해당서버는 현재 심각한 종족불균형으로 인해 한 종족이 몇 달째 승리를 거둬 콘텐츠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때문에 김 씨와 같은 종족을 이용한 유저들의 발길이 끊겼고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유일한 방법은 다른 서버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

실제 아이온 홈페이지 내 유저 커뮤니티게시판에는 유료 서버 이전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 섞인 항의 글이 가득하다. 김 씨는 “엔씨소프트의 잘못된 서버 이전 서비스는 오히려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같은 계정비를 지불하고 게임을 하지만 반쪽짜리 서비스만 누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에 대해서도  엔씨소프트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 “당신 IP차단됐어.. 계정비 환불은 NO~”

리니지를 10념 넘게 이용해온 광양시 중동의 진 모(남.29세)씨는 지난해 10월 게임에 접속하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STR-BLOCKED-IP'라는 문구와 함께 접속이 끊어진 것.

업체에 문의하니 '다른 이용자가 진 씨의 유동IP를 사용하는 바람에 IP를 차단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계정 해킹이 우려돼 IP를 차단 했다는 설명이다.

진 씨가 “해킹한 이용자 계정을 추적해 차단해야지 왜 계 비 내고 게임하는 유저가 피해를 입게 만드냐"고 따져 물었지만 상담원은 "컴퓨터가 불법프로그램을 찾아 계정을 차단하다 보니 게임 상의 이상패턴이 발견되면 자동으로 IP가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진 씨는 집에서 편히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 지불한 한 달 계정비 2만9천700원을 날려 버렸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계정 차단과 IP차단은 별개의 문제"라며 "불법프로그램을 이용했을 시만 계정이 차단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진 씨와 같은 경우 본인인증을 확인한 후에 IP차단을 해지시켜주지만 차단된 기간 동안 계정비 보상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본인 잘못이 아닌데도 진 씨는 계정비를 고스란히 날려야 했다.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이처럼 고객들의 불만에 무심한 것은 배가 부른 탓이라는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사업이 너무 잘 돼서 굳이 소비자들을 신경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4천525억원에 영업이익 1천995억원이라는 우수한 성과를 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무려 44%에 달했다. 이를 계정비에 대입해보면 소비자가 내는 돈 2만원 가운데 9천원 가량은 고스란히 이익금으로 남다는 이야기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5.1% 포인트나 급상승했고, 영업이익률은 우량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 운영사인 NHN(42.9%)보다도 높았다.


현재 개발중인 블래이드앤소울 등의 타이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성장동력이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회사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덩달아 소비자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엔씨소프트의 불안요소다. 엔씨소프트가 국내 최고 게임업체라는 명성에 걸맞는 고객 관리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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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마로 2010-04-08 11:47:24
이게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실
정말 배째라 영업.. 이게 우리 기업의 현실이다. 누구때문에 돈을벌고 사는지도 모르는... 거기다가 사용자를위한 기관도 전부 기업편이고..
요즘 삼성 lg 3d티비로 싸우는것만 봐도 웃기고 삼성 품질이야기하는것도 웃기다. 싸우기전에 개발하기전에 pdp lcd 패널수명이나 좀 늘려라.. 정말 과징금을 엄청때려줘야 정신을 차릴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