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LG화학–엔솔 분사 5년 下] 배터리 떼낸 LG화학, 수익성 부진에 주가 반토막...사업재편으로 반등 모색
상태바
[LG화학–엔솔 분사 5년 下] 배터리 떼낸 LG화학, 수익성 부진에 주가 반토막...사업재편으로 반등 모색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5.11.21 0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 분야 집중, 주주가치 제고” vs. “쪼개기 상장, 주주가치 훼손”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물적 분할은 2020년을 달군 뜨거운 이슈였다. 미래 성장을 이야기하는 회사 측과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 무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치열하게 맞붙었다. 분할 5년을 맞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LG그룹이  2020년 12월 1일 LG화학(대표 신학철)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기에 나선지 5년이 지난 현재 LG화학은 시가총액이 반토막 나면서 '주주가치 훼손'이란 소액주주들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은 그룹의 새 캐시카우로 등극하고 시가총액도 코스피 3위를 유지하는 등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사업 집중도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에 있어서도 분할 후 상장하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분할 당시 LG화학 소액주주들은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배터리 사업부 분사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맞섰다. 
 

 

배터리 사업부 분할 전 LG화학 주가는 80만 원대였으나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1월 상장 이후에는 60만 원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석유화학 업황 부진 등이 겹치며 최근 2년여 간 30만~40만 원대에 머물렀다.

지난 5월에는 18만1500원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40만 원 안팎을 넘나드는 상태로 회복한 상황이다.

분할 전 LG화학 시총은 57조8151억 원이었는데 27조5663억 원(19일 종가 기준)으로 반토막났다. 

성장동력으로 삼던 배터리 사업부가 빠지고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실적이 부진하다. 영업이익은 2021년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세다. 지난해에는 5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 원 미만을 기록했다.

올해는 1조5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규모가 작다. 


연결 실적에 반영된 LG에너지솔루션 등 자회사를 제외하면 LG화학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90억 원 적자다. 전년 동기 2898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2023년에도 1000억 원가량의 적자를 냈다.

일각에서는 LG화학이 81.8%를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보다 적극 활용해 기업가치 제고 재원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분할 당시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70~80% 선에서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지분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언제든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 향후 방향이 정해지면 주주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저수익 사업 접고 신사업 키워..."2030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 제외한 매출 50조 원으로 확대"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가 분할된 상황에서 주력인 화학 부문 업황이 침체되면서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발 석유화학 공급과잉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쳤다.

이에 지난해 11월 LG화학은 2030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 매출을 50조 원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20조 원을 기준으로 2.5배 늘어야 한다.

우선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했다.

LG화학은 2023년부터 대산과 여수 스티렌모노머를 시작으로 대산 에틸렌글리콜, 나주 알코올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까지 정리된 사업규모는 1조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생산할수록 손해인 제품군을 정리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외부에서 공급받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난 9월 생산을 중단한 충남 대산공장의 범용 합성고무(SBR) 설비 역시 스페셜티 소재인 스타이렌아크릴레이트라텍스(SAL) 설비로 전환하기로 했다. 

스페셜티인 SAL은 접착제와 코팅제의 핵심 원료로 이차전지용 바인더 접착제 등 배터리 응용 분야까지 확장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고객사와 용도에 맞춘 맞춤형 공급이 가능하다. 

석유화학 원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비를 낮추기 위해 해외 업체들과의 협업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폴리염화비닐과 고부가합성수지(ABS), 고흡수성 수지(SAP)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 비중은 더욱 키워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비롯해 차량 선루프용 투명도 조절 필름, 금속 대체 자동차 외장 플라스틱 등 친환경 미래 기술이 적용된 핵심 소재·제품을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PEC(폴리 에틸렌 카보네이트)를 활용한 용기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면서 화장품 용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그해 4월에는 전압에 따라 투명도 조절하는 선루프 필름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2023년에는 31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 열분해유 공장을 착공했다. 올해부터 연산 2만톤 규모로 생산 중이다.

열분해유는 폐비닐이나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상태에서 300~500도 고온으로 가열해 분해하는 방식으로 얻는 재생 원유다. 폐기물을 줄이면서 자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2023년 1월 차량을 가볍게 하는 정전도장 플라스틱 소재를 선보이며 자동차 소재 경쟁력도 강화했다. 현재 미쓰비시 자동차 외장에 적용되고 있다. 정전도장 플라스틱은 프런트 펜더 외에도 범퍼, 사이드미러, 트렁크, 연료 주입구 등 자동차 부품사 고객들이 원하는 외장 부품에 적용할 수 있다.

◆첨단소재 부문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라인업 확장...생명과학 부문은 항암제 집중

LG화학은 석유화학과 함께 삼대축을 이루는 첨단소재와 생명과학 부문에서도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금성자산이 8~9조 원를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고 부채비율도 매우 우량한 상태라 투자가 부담되는 상황은 아니다.

첨단소재 부문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에 주력해온 니켈 함량 95%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기차용 고출력 제품에 적용될 고전압 미드니켈, LFP(리튬인산철), 망간 리치 계열 양극재까지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하이니켈은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어 프리미엄 전기차용으로 사용되며, 고전압 미드니켈은 니켈 비중은 낮지만 전압을 높여 출력과 내구성을 확보하는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LFP는 코발트·니켈이 필요 없어 소재 가격 변동에 영향을 덜 받고 리튬 가격 하락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보는 제품군이다.

고온 안정성과 수명 특성한 망간 리치 양극재를 통해 대형 배터리나 상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LG화학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북미·유럽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공급망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생명과학 부문은 성장호르몬제, 당뇨치료제, 백신, 항암제를 핵심 제품군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2023년 1월 미국 항암제 개발 회사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한 이후 항암 분야에 더 집중하고 있다. 

아베오는 2010년 나스닥에 상장한 회사로 자체 개발한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를 미국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아베오는 이달 들어 미국 바이오텍 하이버셀과 임상 1상 단계 신약물질 ‘HC-5404’의 글로벌 독점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물질은 세계 최초로 임상에 진입한 단백질 인산화효소(PERK) 저해제로 혈관신생 억제제 기반 항암 효능을 강화하는 병용 치료 개념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LG화학은 현재 보유 중인 22개 신약 파이프라인 가운데 41%를 항암 분야에 배치하며 전략적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두경부암 치료제 ‘AV-299(성분명 파이클라투주맙)’과 신세포암(RCC) 치료제 ‘포티브다(성분명 티보자닙)’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임상은 과감히 정리했다. 지난 5월 글로벌 3상 단계에 있던 통풍 신약 개발 중단이 대표적이다. 비핵심 사업인 에스테틱 부문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가는 약 2000억 원이다.

선택과 집중 효과로 생명과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2020년 6582억 원에서 지난해 1조269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1조3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사업 재편을 통해 2028년 이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10년 평균 ROE는 8.2%인였으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2021년 18.5% 이후 업황 부진이 이어지며 2022년 6.9%, 2023년 4.2%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