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국내 유명업체의 휴대폰이 제주도서만 터지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동통신사의 중계망에서 벗어난 통화권 이탈이 아니라, 단말기 자체의 문제였다.
인천 작전동의 김현진(여.33세)씨는 3박 4일 일정으로 지난 9일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제주공항에 도착해 휴대폰 전원을 켜자 ‘통화권 이탈’이라는 경고가 떴다. 그 상태는 3박4일 동안 계속됐다. 다른 가족들의 휴대전화는 멀쩡하게 통화가 되고 자신의 전화만 통화가 되지 않아 단말기가 고장이 난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혹시나 싶어 전원을 켜자 멀쩡하게 통화가 됐다.
김 씨는 2개월 전 번호 이동으로 가입한 통신사의 중계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통신업체에 위약금 없이 해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상담원은 뜻밖에도 통신장애가 아닌 기기의 문제라며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폰’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사 측 홈페이지를 확인해자 해당모델에 대한 업그레이드 안내가 팝업으로 떴다. ‘송수신 관련 최적화 코드를 보안한...’이라는 두루뭉술한 내용만 있을 뿐 특정 지역에 사용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제조사에 교환을 요청했더니 상담원은 “업그레이드만 하면 정상 사용이 되므로 하자제품이라 할 수 없다”며 교환을 거부했다.
김 씨는 “제주도에서도 통화가 안 되는 폰이 하자가 아니라니 납득할 수 없다. 문제가 있다면 처음부터 업그레이드된 폰을 출시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번호이동당시 제주도 및 도서산간지역에서 사용제한이 있다는 어떤 안내도 받은 적이 없다. 만약 사실을 알았다면 이 폰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교환을 강력히 요청했다.
제조사는 결국 김 씨의 요구를 받아들여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동일모델 제품으로 교환을 약속했다.
그러나 제조업체 관계자는 “해당 모델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폰에만 버그가 생긴 것"이라며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해당 홈페이지에 업그레이드 안내에 대해서는 "제주도에서 불통이 된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통화품질 향상을 위해,S/W안정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