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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냄새가 말해주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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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냄새가 말해주는 진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6.1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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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를 보다보면 “요즘 방귀냄새가 너무 지독해졌어요!” “방귀가 너무 자주 나오는데 장이 나빠진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다.

방귀는 비록 소변, 대변처럼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냄새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이라도 변화가 있으면 걱정이 되고 민감해지는 것 같다. 실제로, 위 또는 장등의 복부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수술후 회복 여부를 방귀 배출여부로 확인하며, 방귀가 배출되면 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신호로 의료진은 받아들인다.

방귀냄새와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방귀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방귀는 직장부위에 고여 있다가 항문 괄약근이 이완되면 때로는 우렁찬 소리로 때로는 소리 없이 배출되는 가스다.

방귀 가스는 크게 두 가지 성분에서 유래한다. 첫 번째로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마시는 공기가 위장, 소장, 대장을 거쳐서 방귀의 성분이 될 수도 있고, 두 번째로 소화가 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를 대장의 세균이 분해하면서 생기는 가스가 방귀의 성분이 된다. 방귀의 주요 성분은 공기 중에 존재하는 질소, 수소가 가장 많고 그 외에 이산화탄소, 산소, 메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것들은 실제로 냄새가 없다.

그러면 냄새를 내는 주요 성분은 무엇일까?

고약한 방귀 냄새를 내는 주요 성분은 지방이나 단백질이 장내 세균에 의해서 분해되어서 생기는 지방산 또는 유황가스다. 따라서, 먹는 음식물중 채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냄새가 적게 나고, 기름진 고기성분을 많이 먹으면 당연한 결과로 냄새가 고약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

또 이런 가스를 만들어내는 장내 세균의 숫자가 많을수록 냄새가 진하게 나오고, 항문에 바로 인접해 있는 직장에 대변이 차있는 상태에서 방귀를 배출하면 지독한 대변 냄새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로는, 위나 소장에서 충분히 소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대장으로 내려가서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돼 또 냄새가 많이 날 수 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독한 방귀냄새는 먹는 음식이 기름질수록, 가스를 배출하는 장내세균의 수가 많을수록, 변비 또는 피치 못할 사정에서 시원하게 대변을 보지 못한 경우일수록, 소화가 잘 안된 상태일수록 잘 생기리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방귀냄새가 고약하다고 해서 실제로 걱정할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방귀를 자주 뀌고 방귀가스 양이 많아서 걱정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방귀가스 양도 음식과 관련 있다. 예를 들면, 콩류, 유제품, 감자, 밀, 빵의 효모 등은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며, 야채 중에는 양배추류 (브로컬리, 컬리플라워, 양배추) 또는 매운맛이 나는 양파, 마늘, 파등이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고, 탄산음료에 있는 탄산 또한 가스로 그대로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방귀가스양이 지나치게 많아서 속이 불편하게 느끼는 분들은 이런 음식을 먼저 제한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방귀를 참으면 몸에 안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방귀를 참는다고 해도, 결국은 수면 중에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나오게 되고, 또 대변 볼 때 같이 나오게 되므로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하지만 방귀는 생리적인 현상의 하나이므로 너무 남의 눈치를 보면서 참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대장의 상태가 걱정이 돼 찾아온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은 방귀의 냄새 또는 방귀의 양이 아니고, 최근 대변 상태의 변화이다.

예를 들면 최근 변이 묽어지지는 않았는지, 또는 반대로 변비 증상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피가 뭍어 나오지는 않았는지 등이다. 

이들 증상은 대장암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고 증상이기 때문에 이들 중 한 가지라도 호소하게 되면 반드시 대장암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 국내 연구에 의하면 60세 이상의 약 30%에서 대장용종이 발견되었고, 이들 중 대다수는 증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40~50대 이상에는 대장용종 또는 초기 대장암을 발견하기 위해서 대장내시경과 같은 대장암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대장질환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암증가율을 보면 대장암이 무려 229%가 증가해서 암중에서 가장 급격하게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생각되던 만성 대장질환인 크론병이 최근 20년동안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 되었다.

대장질환은 서양인들에게 많고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위장질환이 많았으나, 식생활과 생활방식이 서구화되면서 향후 대장질환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 대장암과 대장용종의 위험인자로 고지방, 섬유소가 적은 서양식 식사와 비만 등이 손꼽히고 있다. 따라서, 대장의 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섬유질이 많은 정제하지 않은 곡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듬뿍 섭취하여 대장내의 발암물질을 희석시키고 유해물질을 배설시키도록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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