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시절 미국에서 오랫동안 비뇨기과 의사로 계시다가 한국에 오신 은사님께 들었던 '모닝글로리'가 생각난다.
한국에 처음 나오고 난뒤에 거리를 지나가는데, 면티를 입은 젊은 여자의 가슴에 '모닝글로리(Morning Glory)'라는 글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Morning Glory'가 남자의 아침발기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꽤 웃었던 기억이 있다.
영국의 팝 그룹중에 유명한 오아시스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라는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때 나오는 모닝글로리가 아침발기를 의미한다.
진료실에서 발기부전으로 오시는 분들을 보면 간혹 아침발기가 안된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아침발기가 잘 안된다고 하는 것이 중요할까? 사실 아침발기란 용어는 앞서 이야기한 '모닝글로리'라는 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모닝 이렉션(Morining erection)' 혹은 '모닝 우드(morning wood)'를 사용한다.
일부 관심있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남성이 잘때 수면이 렘(REM)수면과 논렘(Non REM)수면으로 나누어진다. 이때 렘수면 중에 정상적으로 발기가 일어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에 따르면 20대에 렘수면 중에 발기빈도가 가장 많고, 이후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렘수면 중에 발기가 되었을 때 갑자기 깨는 경우가 아침발기가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이처럼 야간수면 중에 발기가 되는 원인과 의미가 무엇인지, 어느정도 발기되는 것이 정상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논란이 많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으로 렘수면이 적어지면서 이에 대해 발기시간도 점차 줄어들고, 렘수면시 발기빈도가 줄어들면서 당연히 아침에 깰 때 발기되는 확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침에 깰 때 야간수면중의 발기가 일어나는 시기가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스트레스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비정상적인 잠을 자는 경우에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야간수면 중에 발기와 실제 성생활에서의 발기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야간수면중에 발기가 잘 안된다고 무슨 심각한 병이 있지 않나 혹은 발기부전일까라는 생각은 틀린 생각이다. 실제 발표된 것을 보면 야간수면중에 발기는 잘 되면서 발기부전이 있는 경우도 있고, 야간수면중에 발기가 잘 안되는데 발기부전이 없는 경우도 많다.
결론적으로 아침에 깼을 때 아침발기가 없다고 고민하지 말자. 아침발기가 없으면서 발기부전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정확한 진찰을 받는 것이 좋겠다.
도움말=어비뇨기과 두진경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