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함바집'으로 불리는 건설현장 내 식당으로부터 촉발된 검찰조사가 건설업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검찰이 국내 유력 건설사 임원들이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내주는 대가로 식당업주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 가운데 벌써부터 이근포 한화건설 대표, 김명종 SK건설 사장 등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어 건설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는 것.
특히 수사선상에 오른 건설업계 인사들의 대부분이 회사 내 중책을 맡고 있는 임원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함바집 뇌물사건' 외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질 경우,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회사의 비위사실까지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거물들 줄소환 예고…비위사실 줄줄이 드러날까
10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8일 이 사장을 건설현장 식당운영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전격 체포한 데 이어 9일에는 김 사장을 같은 혐의로 소환 통보했다.
이 사장은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 2008년 초 인천 남동구의 한화건설 아파트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W사 대표 유 모씨에게 주고 5천만원을 건네받는 등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억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사장 역시 지난해 정유공장 건설현장의 식당 운영권을 주는 대가로 유 씨 등으로부터 4천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업계의 고질적 비리 중 하나로 꼽혀왔던 뇌관이 터진 것"이라며 "거물들이 줄소환되는데 비위조사가 이번 한 건 수사하는데 그치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현 정권의 눈 밖에 난 기업일 경우에는 타격의 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일각의 견해에 대해 두 건설사 측은 모두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중에 있다. 정확한 내용은 아직 모른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 '경영공백' 위기설까지 대두…관련업계 초긴장
검찰은 '건설사 임원들이 함바집 운영권을 빌미로 뒷돈을 챙겼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10월부터 수사를 진행, 지난달 24일 배임증재 혐의로 유 씨를 먼저 구속했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유 씨가 "한화건설, SK건설 외 6~7곳 건설사 임원들에게도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함바집'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게다가 현재 검찰조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D건설, P건설 역시 주요 임원들이 연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들에 대한 뇌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영공백 위기까지 대두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