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 지역에서 발생한 한국 의류업체 공장 근로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로 3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부상했다.
근로자들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최근 최저임금을 인상하기로 했지만 이들 공장의 숙련공 임금을 인상하지 않은 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타공과 다카 지역에 위치한 17곳의 영원무역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 3만6000여 명은 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된 뒤 11일(현지시간)부터 일제히 조업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영원무역이 17곳 공장을 무기한 폐쇄하기로 하자 근로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폭력 시위에 나서는 등 사태가 악화됐다.
시위대는 치타공 수출가공구역 내 다른 공장을 약탈했으며 공항으로 향하는 인근 도로를 점거해 교통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수출가공구역 정문 근처의 버스를 불태우고 현지 쇼핑센터 2곳을 약탈했으며 취재기자를 공격하는 등 과격 행동을 보였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총알 등을 동원해 진압작전을 벌였고 수십여명을 체포해 불법 시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주요 외신들은 치타공 지역(150여 명)과 다카(50여 명), 나라얀간지시(50여 명) 등에서 노동자와 경찰 등 250여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영원무역 치타공 근로자들은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 조치에 따라 회사 측이 임금을 인상하면서 숙련공의 임금은 인상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AP통신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공장을 공격한 사람들은 근로자들이 아니라 외부인"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주고 있는데 더 높은 인상폭을 요구해왔다"면서 "공장 폐쇄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추후 임금협상은 계속할 것이고 이른 시일 내 공장 가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저임금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부려먹던 한국인이 밖에 나가서도 쪽박이 샌다"며 영원무역의 탓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최근 들어 중국을 벗어나 제3국으로 의류공장을 이전하려던 기업들의 움직임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MBN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