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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인간과 영웅 사이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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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인간과 영웅 사이 ‘영웅’
그의 눈물이 가슴에 맺히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12.13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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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뜨거워질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안중근이라는 말만 들어도 심장 어딘가에 무언가가 용솟음친다. 뮤지컬 넘버는 귀로부터 시작해 가슴에 콕콕 틀어박혀 관객으로 하여금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한다. 뮤지컬을 보노라면 관객 역시 독립투사가 된 것 마냥 주먹을 불끈 쥐고 나라를 위해 한 몸을 받칠 각오를 다진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바로 민족성 덕분이다. 뼈아픈 역사적 사실이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적나라하게 실감케 한다.

 

- 인간이 영웅이 되는 순간, 감동은 극대화된다

 

뮤지컬 ‘영웅’은 영웅다운 면모보다는 안중근의 인간다운 면에 더욱 치중한다. 안중근은 친구의 죽음에 피눈물을 삼키며 가슴 아파하는 한 인간에 불과하다. 또 운명의 순간에는 불안함에 몸을 떨며 하느님께 구원을 바란다. 평범한 인간이 비범해졌을 때 그 감동이 극대화되는 것처럼 영웅의 뜨거운 눈물은 관객의 마음을 적시기 충분하다. 안중근으로 분한 신성록이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눈물로 조국의 독립과 자신의 구원을 바랄 때 관객의 가슴은 뭉클해져 온다.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차분하게 깔린 음성은 마치 안중근이 신성록의 몸을 빌려 다시 태어난 것만 같다. 안중근의 인간적인 면모와 어머니의 대범함이 무대 위를 교차하면 관객은 가슴을 또 한 번 쥐어짠다. 어머니는 극적인 순간을 앞두고 등장하며 안중근의 인간다움을 부각시킬 뿐만 아니라 안중근 어머니의 위대함을 극명히 드러내 보인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기꺼운 마음으로 아들을 내어준 어머니는 눈물을 삼키며 뒤돌아선다.

 

- 시시각각 옷을 갈아입는 무대

 

대형 뮤지컬 공연에서 중요한 것은 단연 무대다. 관객은 대형 뮤지컬을 관람할 때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며, 공연 관계자들은 이런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뮤지컬 ‘영웅’은 관객의 심리를 십분 파악해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다만 LG아트센터에 맞게 제작된 무대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지만 뮤지컬 ‘영웅’의 진한 감동을 살려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기차장면은 머릿속에 오래 기억돼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기차를 통째로 가져온 듯한 느낌의 무대는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시시각각 바뀌는 무대는 관객을 하얼빈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으로 데려다 놓는다. 완성도 높은 무대는 반복되는 장면전환에 일관성을 부여하며 관객을 극 속으로 인도한다.

 

- 환상의 앙상블

 

영웅 곁에는 그 못지않은 비범한 인물이 있다. 그들의 앙상블은 안중근을 더욱더 돋보이게 했으며, 무대 중앙에 선 안중근을 진정한 영웅으로 만들었다. 잘 맞물려진 톱니바퀴처럼 척척 들어맞는 배우들의 호흡은 관객에게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극으로 빠져들게 한다. 가슴을 울리는 설희의 넘버와, 긴장감을 느슨하게 풀어주며 웃음 포인트를 제공하는 우덕순과 조도선이 있다. 이 둘은 익숙한 아리랑을 부르며 관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놓아준다.

 

- 누가 죄인인가

 

안중근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흐드러져 갔다면 이토히로부미는 일본의 안녕을 위해 조선을 탄압한다. 이토히로부미와 안중근의 대화는 조국을 넘어선 인간의 화해에 초점을 맞췄다. 서로 총부리를 겨눴지만 둘은 각국의 영웅이며 자신의 조국을 위해 싸웠음을 강조한다. 영웅의 화해는 간단하다. 어떠한 변명도 군살도 없이 오로지 사실만을 전달한다. 그 모습이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 백 마디 말보다 단 한마디의 직언이 관객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뮤지컬 ‘영웅’은 창작 뮤지컬로 한국인이라면 응당 가슴이 뜨거워질 만한 내용으로 공연 내내 관객의 심장을 먹먹하게 만든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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