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16일 대한통운을 다시팔기로 발표함에 따라 이 회사가 재계 M&A(인수합병) 전쟁의 또다른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한통운의 경우 인수가격은 최대 2조원 안팎으로 현대건설 등에 비해 가격부담이 적은 데다 육상 물류업계의 맹주로 수익성과 현금 유동성이 좋은 '젖줄'역할을 할 기업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인수전이 전개될 경우 포스코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한통운 매각과 관련해 이미 포스코가 상당기간 물밑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와의 치열한 인수전 끝에 대우인터내셔널(부회장 이동희)을 손에 넣는 데 성공한 포스코는 대우그룹 계열의 정보통신 업체와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최근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게 정통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매각 결정에 앞서 최근 채권단과 사전 협의를 거쳐왔고 이 과정에서 포스코가 경쟁사보다 먼저 인수의향을 갖고 적극적인 준비를 해 왔다는 것이다. 대한통운이 팔릴 경우 대부분 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상태에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어떤 재기절차를 밟아갈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그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에게 대한통운 매각만큼은 크게 종용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나마 한때 여러 계열사중 확실하게 돈을 벌어들이는 기업은 대한통운뿐이었고 이 회사마저 매각할 경우 그룹전체의 회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계열사중 어느 기업인가는 돈을 벌어 그룹 빚을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항공운수업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어 대한통운을 매각해도 그롭 전체의 회생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매각이라는 '통큰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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