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줄기세포 이식으로 에이즈 감염 환자가 세계 최초로 완치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으나 한국인 등 동양인은 치료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버밍엄 소재 앨라배마대학의 마이클 사그 박사팀은 미국 국적의 40대 HIV 보균자가 말초 혈액 줄기세포가 포함된 피를 수혈받은 후 완치된 사례를 확인해 학술지 '블러드(Blood)'에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인 티모시 레이 브라운씨는 지난 2007년부터 백혈병 치료를 위해 말초 혈액 줄기세포 이식 치료를 받아왔다. 현재 환자의 혈액에선 백혈병 뿐만 아니라 HIV 감염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혈액 줄기세포를 제공한 헌혈자는 HIV에 저항성이 있는 유전자를 선천적으로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그 박사는 "이는 HIV 감염이 완치될 가능성을 보여준 흥미로운 사례"라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이식된 줄기세포가 HIV에 저항성을 가진 돌연변이 유전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HIV 저항성을 가진 특이 유전자는 북서유럽의 백인 중 1%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게 사그 박사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러한 유전자가 없는 한국인 등 동양인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연구진은 “치료법의 위험이 커 일반적인 치료로 사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면역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파괴한 후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이식해 새로운 면역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번 치료법이 에이즈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HIV 바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