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차기 기업은행장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중 대구-경북(TK계) 출신이 많다는 점에서 기업은행까지 TK계 인사로 채워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서 차기행장 인선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기업은행 내부출신 인사중에서는 조준희 전무(수석부행장)가, 유력한 차기 행장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조 전무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주고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했다.
한때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명됐었다. 그 역시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권 부위원장의 경우 당분간 금융위 부위원장직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도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명돼 왔으나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충남보령 출신으로 서울고와 성균관대를 나왔다.
김 수석부원장은 차기 금융감독기관장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듣고 있어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점에서 친정부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차기 기업은행장은 향후 있을 금융계 인사의 축소판이 될 것이란 점에서 또다시 TK계 인사로 채워질 경우 특정지역 편중인사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금융권에선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과 관련해 TK출신인사가 유력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면서 벌써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군 인사에서 TK출신이 중용된데 이어 금융권에서마저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경우 현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금융계가 이처럼 TK출신 인사의 중용가능성을 경계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올들어 주요 금융기관 요직에 영남권 출신들이 잇달아 중용되면서 이제 출신지역이 나쁘면 실력이 있어도 중책을 맡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 4월 이뤄진 여신금융협회 회장에 영남출신인 이두형씨가 충청권 출신을 물리치고 당선됐고 최근 이뤄진 금융감독원의 부원장보(중소서민금융서비스본부장) 인사에서도 역시 영남 출신인 김장호씨가 낙점됐다. 그 뿐 아니다. 금융위원회 권혁세 부위원장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예천)도 TK출신이다.
이밖에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대표적인 영남권 인물로 꼽힌다. 금융계 관계자들이 앞으로 이뤄질 인사에서는 지역 균형을 고려한 탕평책을 써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금융권에서 TK출신 또는 영남출신의 입지가 남다르다.
한편, 교체물망에 오른 금융정책 관련인사로는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과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감독원장 등이 꼽힌다. 또한 내년 상반기 임기만료되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종열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등이 있다.
이들 요직 교체 인사에서 정부가 어떤 인사를 중용할 지 주목된다. 그리고 이들 인사의 첫단추인 기업은행장 인선에서 정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도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