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혐의로 최근 4개월여간 강도 높은 검찰조사를 받아 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부활'의 기지개를 쭉 펴기 위한 경영의 고삐를 다 잡고 있다.
검찰이 내부적으로 김 회장에 대한 '불구속기소' 처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해외투자를 결정하는 등 신묘년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
한화그룹 측은 "(김 회장의 불구속기소 결정은)검찰이 판단할 부분"이라면서 애써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양새지만, 김 회장의 불구속기소 처분이 확정되는 대로 그동안 미뤄왔던 올해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 檢, 김 회장 불구속기소 가능성 '모락모락'
최근 한화그룹은 중국에 5억 달러(약 5천600억원)를 투자해 대형 태양전지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방침은 한화그룹이 이제까지 해외사업에 투자한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연말 2020년까지 국내외에 모두 6조원을 투자해 태양전지와 태양전지 모듈 설비용량을 4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밝혔었다. 이번 투자가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첫 단추인 셈이다.
한화그룹의 태양전지 사업은 계열사 한화솔라원을 이뤄지고 있다. 중국 현지에 1천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한화솔라원은 이미 지난 연말 중국 장쑤성 난퉁시 경제기술개발과 공장 건설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올 연말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8월 한화그룹의 주력계열사 중 한곳인 한화케미칼이 인수한 세계 4대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의 새이름으로, 지난 1일부터 '한화솔라원'으로 사명을 바꿨다.
한화솔라원은 올해 투자를 기점으로 1년 안에 태양전지 셀 생산 규모를 1.3GW, 모듈 생산 규모를 1.5GW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는 13.1GW로 추정되고 있다.
◆ 악재 털은 김 회장 父子, 태양광사업에 '올인'
한화그룹은 앞으로 '태양광' 사업을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은 그룹 수장인 김 회장을 비롯해 아들인 김동관 비서실 차장이 주도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이번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의미다.
특히 김 차장은 한화솔라원 인수 작업을 사실상 진두지휘 했으며, 미국의 태양광 기술 벤처회사 '1366테크놀로지'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회사 인수 당시 그룹 전체가 검찰조사로 어수선했던 시기여서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김 차장의 경영능력을 검증할 수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신(김동관 차장)도 그룹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는데 오너경영인다운 침착한 자세로 위기를 버텨냈다"며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 재안착하면 아버지와 아들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작년 태양광, 바이오 등 신사업을 통해 2020년 매출 140조원, 영업이익 12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