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의 명품 마트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숍인숍 형태의 명품매장을 선보였던 홈플러스가 최근 명품 키즈 매장까지 오픈했다. 매장에 갤러리를 열고 서울시 '무장애' 건물 1호 지정을 받는등 명품 매장을 향한 이회장의 열정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가격, 입지등 천편일률적인 국내 대형마트 경쟁속에서 이 회장이 선택한 확실한 차별화 노선이다.
홈플러스 잠실점은 지난 17일 명품 키즈 의류 매장 '오르루체 키즈'를 열었다. 편집숍 형태로 버버리, 아르마니, 끌로에, D&G, 몽끌레어, 블루마린 등 10여개의 키즈라인 명품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둔 매장이다.
백화점과 동일한 상품이지만 직거래로 가격 거품을 없애 현지 가격 수준으로 맞췄다는 것.
작년 8월 홈플러스는 해외명품 직수입업체 오르루체코리아와 계약해 명품관을 처음 선보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명품매장 매출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샤넬백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있다"며 "싼 건 백화점 보다 100만원까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에 입점하면 가격의 30%를 입점수수료로 떼지만 홈플러스는 8% 정도만 받아 가격을 낮출 수있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가방을 백화점에서 팔면 30만원을 백화점 수수료로 내야해 제품가격을 130만원으로 책정하지만 홈플러스에선 108만원이 된다는 얘기다.
홈플러스가 국내 대형마트에서 처음으로 명품 전략을 본격화 한 것은 이 회장의 꼼꼼하고 감성적인 경영방침 때문이다.
차별화의 소구점을 가격이나 입지가 아닌 고급화로 택한 것. 이같은 맥락에서 이 회장은 매장 환경도 '명품'을 지향한다. 마트를 단순한 쇼핑공간이 아닌 각종 놀이시설 및 편의시설이 어우러진 복합엔터테인먼트 단지로 탈바꿈시킨 선구자다.
고급 백화점에나 있을 법한 미술 갤러리를 마트안에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홈플러스 월곡점은 19일 국내 최초로 ‘제1호 서울형 무장애 건물’로 선정됐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건물로서, 장애인들이 직접 심사하고 서울시가 평가·인증했다.
장애인 주차 가능구역을 안내해주는 LED 안내시설,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상전화기 설치, 휠체어장애인 전용 계산대 및 시각장애인용 음성유도장치 설치, 장애인의 쇼핑을 지원하는 쇼핑도우미를 배치해 불편을 없앴다.
생활밀착형 공간인 마트에서 '가치'와 '감성'을 접목시킨 이 회장은 실험이 마트 문화에 새바람을 불러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iz&ceo/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