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등 고가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분실 · 파손 등에 대처하기 위한 휴대폰 보험이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이 제3자에게 있을 때 '구상권'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얼마나 될까?
휴대폰 보험에 가입할 경우 분실, 도난, 침수, 파손 등의 사고 발생 시 정해진 한도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구상권' 등 조항에 의해 보상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구상권'이란 타인을 위해 그 사람의 채무를 변제한 사람이 그 타인에 대하여 가지는 반환청구의 권리로 쉽게 말해 A가 돈을 갚지 않아 B가 대신 물어줬을 경우 B씨가 A씨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24일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에 사는 안 모(여.29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0월 말 아이폰4를 구매했다. 사용 한달 후 남자친구의 조카가 엎지른 물에 아이폰4가 침수되는 사고를 겪었다. 다행히 개통할 때 휴대폰 보험인 '쇼폰케어'를 가입해 둔 상태라 안심하고 있었다.
가까운 AS센터에서 29만원을 내고 리퍼폰을 교환받은 안 씨에게 담당직원은 "쇼폰케어 측에 연락하면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얼마 후 쇼폰케어 측은 "고장의 원인이 제3자에게 있어 보상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으로 안 씨를 어이없게 만들었다.
안 씨가 "그럼 보험은 왜 드는 거냐. 이런 일을 당할 경우에 보상받으려 드는 것 아니냐"라고 항의하자 담당자는 "일단 정확한 사실확인을 위해서 제3자의 보호자 연락처라도 알려달라"고 문의했다.
얼마 후 남자친구의 누나로부터 "보험회사에서 돈을 입금해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상황을 문의하는 전화를 받게 됐다.
안 씨는 "보험이라면 고장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건 간에 약속된 금액을 보상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쇼폰케어 가입시 소비자와 당사가 함께 확인 후 작성하는 '고객 유의사항' 항목 중에는 제3자의 피해로 보상하는 경우 보험사는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항목이 있다"며 "적은 금액의 보험이지만 차량 보험 등과 마찬가지로 구상권이 적용되는 것에 대해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번 경우는 완전한 제3자가 아닌 가족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금액 중 50%를 보상해주는 것으로 소비자와 합의했다"고 밝혔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