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모토로라의 조미진 상무를 LG필립스LCD 연수담당 임원(상무급)으로 영입함에 따라 그룹내 여성임원이 모두 13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삼성그룹의 여성임원 15명에 비해서는 적은 숫자지만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 여동생인 홍라영 삼성리움미술관 부관장(상무급)과 이 회장의 두 딸이 포함된 삼성과는 달리 LG그룹의 여성임원 가운데는 오너일가 출신이 없어 사실상 주요그룹 중 여성임원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SK그룹의 여성임원은 2명에 불과하며 현대.기아차그룹에는 현재 여성임원이 없다.
전체 임원 수에 대비한 여성임원의 비율은 LG가 더욱 압도적이다. LG그룹의 전체 임원이 6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임원 비율은 2%를 넘지만 임원수가 1천600여명인 삼성의 경우 여성임원 비율이 1%에 못미친다.
대부분의 주요그룹에서 여성임원이 디자인, 광고.홍보 등 특정 분야에 몰려 있지만 LG의 여성임원들은 연구.마케팅.기획.기술서비스 등 다양한 직무별 분포를 보이고 있고 이번에 영입된 조 상무와 LG화학의 조혜성 상무 등 여성임원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LCD 및 화학업체 등에도 고루 포진해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패션, 생활건강, 가전 등 여성 소비자 수요의 비중이 큰 업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다 '하이테크.하이터치' 시대에 어울리는 감성을 경영의 주요 요소로 간주하는 기업 풍토 등으로 인해 다른 그룹에 비해 여성임원의 비율이 높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능력위주로 발탁하겠다는 최고경영자의 의지도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LG회장은 평소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업적과 능력이 뛰어나다면 남성, 여성 구별없이 관리자나 임원으로 조기에 발탁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LG측은 전했다.
LG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5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울 계획인 LG생활건강을 비롯해 계열사들이 여성인력의 비중을 높이는 추세여서 앞으로 여성임원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